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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집4

성북동 나들이 한성대입구역 근처 "국시집"은 칼국수로 유명한 식당이다.. 성북동이나 대학로를 나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리는, 30년 이상된 우리 가족의 단골집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구수한 칼국수 맛이 한결같다. 아내와 나는 처음엔 나온 그대로의 슴슴한 맛을 즐기다가 반쯤 먹고 나면 파와 고춧가루를 다진 양념을 넣어 두 가지 맛으로 먹는다. 이번엔 오래간만이라 작은 수육 한 접시도 더했다. 역시 변함없는 맛이었다. 칼국수와 수육 이외에는 대구전과 문어숙회가 메뉴의 전부였는데, 뜬금없이 LA갈비가 메뉴에 올라있다. 선주후면(先酒後麵)에는 기왕의 안주만으로 충분해 보이는데 코로나를 지나면서 자구책으로 메뉴의 다변화를 꾀한 것일까?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내와 나로서는 칼국수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아보이는 노포의 변화.. 2023. 3. 26.
발밤발밤19 - 한양도성길 한양도성길을 걸었다. 도성길은 흥인지문구간, 낙산구간, 백악구간, 인왕산구간, 숭례문구간, 남산구간의 6개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으나 실제 걷기에 구간은 큰 의미는 없다. 아무데서나 시작하여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된다. 총 길이가 18.6km이라 처음엔 하루에 걸어버릴까 생각하다가 욕심을 줄이고 3회로 나누어 걸었다. 덕분에 한결 편안하고 느긋하게 풍경을 즐기며 걸을 수 있었다. 입춘이 지났다지만 백악산과 인왕산, 그리고 남산 구간에는 곳곳에 잔설이 남아 있었다. (문득 드는 생각 - 입춘은 왜 '入春'이라 쓰지 않고 '立春'이라 쓰는 걸까? '봄에 들어가는 날'이 아니고 '봄을 세우는 날'? 혹은 '봄이 서는 날'? 어떤 뜻일까? 궁금해진다) 김구선생님의 안타까운 사연이 서린 경교장에 들러보았다. 선생님.. 2017. 2. 17.
잘 먹고 잘 살자 14 - 서울의 국수집 1.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맛있는 국수집, "옛집국수" 옛집국수”의 내부 벽에는 어느 방송국 PD의 글이 붙어있다. 그는 15년쯤 전,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털어먹고 설상가상으로 아내마저 그의 곁을 떠나버리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고 합니다. 요즘 말로 노숙자가 되어 용산역 앞을 배회하는 서글픈 인생이 된 거죠. 하루는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용산역 앞에 늘어선 식당들 앞에서 밥 한 술을 구걸했지만, 그는 어느 곳도 발을 들여놓지 못했답니다. 박절한 세상 인심에 그는 반미치광이가 되어갔습니다. 용산역 인근 식당을 일일이 다 들어갔으나 모든 곳에서 박대를 받고나오며 밤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버리 겠다고 독한 마음을 먹었지요. 한 집 한 집 지나쳐가다가 작은 골목에 있는 할머니네 국수집까지 간 것입니다... 2013. 8. 7.
지난 국토 여행기17 - 낙산에서 대학로까지 서울 도성의 역사 태조는 한양으로 도읍을 옮긴 직후 수도 방위와 인원 통제, 도적 방지 등을 목적으로 도성을 축조하게 된다. 도성축조도감(都城築造都監)을 설치하여 한양의 산세를 살피고 왕 스스로 축성 예정지를 여러 차례 답사한 끝에 백악산, 낙산, 목멱산(남산), 인왕산의 내사산(內四山)을 잇는 타원형의 성곽 공사에 착수하여, 1년 만인 1396년에 총연장 59,500척(19km)의 축성공사를 마무리하였다. 중국의 만리장성이나 고려시대의 천리장성에 비하면 그 크기가 작으나 수도를 방위하는 도성으로서는 세계에서 또 다른 유례가 없이 큰 성이라고 한다. 축성공사는 1, 2차로 나누어져 실시하였으며 공사에 동원된 총인원은 20만 명에 달했다. 당시 한양의 인구가 겨우 5만이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규모의 국책사.. 2013.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