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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부9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11(끝) - 그랜드캐년의 일출 일출. 새해 첫 일출을 본다는 것. 언제나 새로움은 우리를 들뜨게 한다. 그것을 어제와 같은 해일 뿐이라고 무덤덤해질 수는 없겠다. 상징이 없으면 우리는 초라해질 뿐이다. 올해도 한국에선 분명 엄청난 인파가 일출을 위해 동해와 산으로 몰렸으리라. 새벽에 일어나 그랜드캐년의 새해 일출을 맞으러 마테르포인트 MATHER POINT로 향했다. 매서운 바람이 칼처럼 옷속으로 스며들었지만 우리 보다 앞선 사람들이 전망대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우리도 그 대열에 합류를 했다. 그리고 조바심을 치며 첫 햇살을 기다렸다. 이윽고 건너편 절벽의 끝에서 화살처럼 첫 빛이 눈에 닿았을 때 우리 모두는 환호성과 박수를 치며 새로운 한해가 건강하고 복되기를 기원했다. 사회를 향한 딸아이의 첫 발걸음과 나와 아내의 미국 생활에 .. 2012. 4. 25.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10 - 기(氣)의 도시, 세도나SEDONA 이번 여행을 떠나기 전 아는 사람으로부터 세도나라는 도시의 존재에 대해 들었다. 도시 전체에 범상치 않은 기가 흘러 박찬호 선수도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다녀간 곳이라고 했다. 세도나를 가리켜 '미국의 계룡산'이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 계룡산이 그렇 듯 세도나의 기를 받아들여 새로운 깨달음을 얻으려는 '도인'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와 도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도시의 아름다움 또한 남다르다는 그들의 말에 그랜드캐년을 다녀오면서 들러보기로 작정을 했다. 숙소인 그랜드캐년 입구에서 세도나까지 편도 두 시간이면 넉넉한 거리였기에 서둘 것 없이 느긋하게 출발을 했다. 세도나에 가기 위해서 경유해야 하는 작은 도시 플래그스태프FLAGSTAFF까지는 울창한 전나무 숲길이 죄우로 이어지는 상쾌한 .. 2012. 4. 25.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9 - 그랜드캐년!!! 12월 30일. 드디어 그랜드캐년을 돌아보는 날이다. 그랜드캐년국립공원입구에 가까이 있는 CANYON PLAZA QUALITY INN의 잠자리는 작았지만 깨끗하고 따뜻했다. 가뿐한 마음으로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으로 들어섰다. 공원으로 개방되어 있는 동쪽으로부터 시작하여 서쪽까지 자동차를 운전하여 곳곳에 만들어져 있는 뷰포인트에서 그랜드캐년을 감상하는 것이 오늘의 일정이다. 처음에는 착실하게 모든 포인트에 차를 세우고 내렸다. 차가 갈 수 없는 곳은 혼자서 뛰어서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내 그런 '꼼꼼함' 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이나 저곳이나 캐년의 풍경이 비슷비슷하여 싫증이 났기 때문이 아니다. 그랜드캐년이 지니고 있는 물리적 시간적 크기와 깊이에 비해 그런 꼼꼼함 따윈 너무 작은 것이며.. 2012. 4. 25.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8 - GRAND CANYON으로 그랜드캐년. 총길이가 450km에 달하고 계곡의 평균 폭이 16km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수치만으로는 자연이 만들어낸 그 경이로운 규모가 쉽게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냥 "그랜드캐년!"으로 불러보았을 때 오히려 거대하고 웅장한 느낌이 생생하게 다가온다. 어릴 적부터 숱하게 들어온 탓에 상상 속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랜드캐년의 사우스림에 가까워오자 길가에 흰 눈이 눈에 띄었다. 창밖의 온도를 보여주는 계기판의 숫자는 화씨 30도를 지나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위 사진 : 그랜드캐년 직전의 작고 소박한 마을 윌리엄스 그랜드캐년빌리지로 들어가는 64번 도로를 타기 직전에 작은 마을 윌리엄스(WILLIAMS)가 있다. 그랜드캐년 입구까지 남은 거리는 60마일, 시간적으로 한시간 정도가 남은 .. 2012. 4. 24.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7 - VALLEY OF FIRE 샌디에고에 온 이래 글 제목에 굳이 '샌디에고 일기'라는 문구를 서두에 붙였던 것은 내 머릿 속에 생활의 중심을 한국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손목 시계의 시간을 아직 한국시간으로 놔둔 것도 그렇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생활의 근거지를 이곳 샌디에고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래서 '샌디에고 일기'라는 말을 없애기로 했다. 적어도 있는 동안만은 이곳이 나의 터전이고 중심이 아닌가. 심정적으로라도 자꾸 이방인으로 남으려는 것은 올바른 생활인의 태도가 아닐 것이다. *위 사진 : 후버댐에서 내려다 본 계곡 라스베가스에서 4일째 되는 28일에는 후버댐을 경유하여 후버댐으로 생겨난 미드호수(LAKE MEAD)를 끼고 만들어진 (유료)도로를 따라 달려 보았다. 도로는 한적했다. 창밖으로 키 큰 .. 2012. 4. 24.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6 - DEATH VALLEY 가족과 함께 하는 첫 미국 여행에서 느끼는 것은 "미국의 땅덩어리는 크다"는 당연한 사실이었다. 그것도 '징그러울' 정도로 컸다. 그런만큼 여행지와 여행지, 사람이 사는 마을과 마을, 도시와 도시, 자동차로 여행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주유소와 주유소 간의 거리가 만만찮게 멀었다. *위 사진 : 데쓰벨리 가는 길 27일 다녀온 데쓰벨리도 그랬다. 라스베가스 근교라고 하지만 편도 세시간의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라스베가스의 영역을 벗어나면 도로 주변은 빈 하늘과 헐벗은 산, 사막의 평원으로 바뀐다. 가끔씩 지나는 차가 반가울 정도였다. 아득하게 직선으로 뻗은 도로를 자동가속장치를 이용하여 일정한 속도로 달리다보면 브레이크도 악셀레이터도 밟을 일 없어 한가해진 다리가 어색하고 처음에는 환호하며 바라보았던 주변 .. 2012. 4. 24.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5 - 라스베가스의 호텔 라스베가스에서 둘째날은 라스베가스 블러바드(일명 스트립)을 따라 줄지어 서 있는 다양한 형태의 호텔을 구경하기로 했다. 호텔은 라스베가스의 중심이다. 그곳에는 카지노가 있고 공연이 있고 쇼핑몰이 있고 식당이 있고 놀이기구가 있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들어서 있고 지금도 곳곳에 세워지고 있는 예사롭지 않은 규모의 건물들이 모두 호텔들인 것을 생각하면 도박은 '하우스'를 개장한 사람에게 유리한 것은 틀림없는 것 같다. 라스베가스가 번성하고 있다면 어찌되었거나 그것은 사막 가운데 도시를 세운 미국인의 상상력에 대하여 세상이 보내는 '환호'일 수도 있겠다. 도박과 도박의 수익 창출을 위한 갖가지 이벤트에 대한 가치적 혹은 도덕적 논쟁을 접어둔다면 말이다. *위 사진 : 호텔 PARIS와 VENETIA의 .. 2012. 4. 24.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4 - LAS VEGAS 크리스마스 아침.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의 피로로 늦잠을 자고 일어나 라스베가스로 향했다. 휴가철이라고 하지만 25일이 휴가 마지막 날인 사람들도 많아서인지 길은 별로 막히지 않았다. 엘에이에서 라스베가스로 가는 길은 이제까지 내가 보아오던 풍경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듬성듬성 자라는 키 작은 사막 식물을 제외하고 들과 산은 메마른 채 헐벗어 있었다. 마치 다른 혹성에라도 온 듯한 황량하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다. 그 속으로 도로는 직선으로 뻗어 있었다. 악셀레이터를 밟아보아도 계기판의 바늘만 올라갈 뿐 속도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늘 제자리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이국적인 창밖의 풍경이 단조롭고 좀 지겹다고 느껴질 쯤 사막 속에 라스베가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라스베가스에.. 2012. 4. 24.
2007 연말 미국 서부 여행2 - 헐리우드 거리 월트디즈니의 캐릭터처럼 어찌 되었거나 헐리우드의 영화 또한 우리들과 가까이 있어왔다. 거리에 심어진 수 많은 스타들의 이름과 손자국과 신발의 모양만으로 즐거워질 수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버트랑카스터, 록허드슨, 수잔 헤이워드 등등 딸아이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었던 옛 스타들의 이름 앞에서 아내와 나는 발길을 머물렀다. 예나 이제나 영화는 꿈의 또 다른 이름이다. 남을 위해 대신 꿀 수도 없고 남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이 꿈이다. 할리우드는 미국의 꿈을 우리 영화는 우리의 꿈을 꾸는 것이 당연하다. 산업의 이름을 걸어 꿈마저 거래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위 사진 : 헐리우드로 가기 전 잠시 들려 소장품 대신에 '미술관'만을 감상했던 게티미술관. 비자금을 조성하여 소장품을 사들였다는 우리나라 재.. 2012.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