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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술만 더 먹어 보자 15 20년 전에 헤어진 딸을 찾는 어머니의 절절한 사연을 TV에서 본 적이 있다. 어머니는 딸을 찾으면 무엇보다 따뜻한 밥 한 끼를 손수 지어 먹이고 싶다고 했다. 그 '따뜻한 밥 한 끼'는 헤어진 긴 세월 동안 쌓인 아픔과 회한이며 간절한 그리움과 소망인 동시에 그것을 녹여낼 수 있는 해원의 상징일 것이다.옹기종기 모여 앉아 가족과 나누는 따뜻한 밥!상상만으로 우선 마음부터 따뜻해져 온다. 밥 그릇을 가만히 움켜쥘 때 전해오는 살가운 온기에 삶의 긴장과 고단함이 잠시 누그러질 수도 있으리라. 집밥엔 요즘 넷플릭스에서 인기 있는 >의 화려한 상품 음식으론 담아내기 힘든 '무엇'이 있다.1. 단호박죽- 단호박 1개를 20분 정도 푹 삶아서 씨와 껍질을 제거한다.- 삶은 호박과 공깃밥 1개, 그리고 물 600m.. 2024. 10. 7.
밥은 귀 떨어진 개다리소반 위에 밥 한 그릇 받아놓고 생각한다. 사람은 왜 밥을 먹는가. 살려고 먹는다면 왜 사는가. 한 그릇의 더운 밥을 얻기 위하여 나는 몇 번이나 죄를 짓고 몇 번이나 자신을 속였는가. 밥 한 그릇의 사슬에 매달려 있는 목숨. 나는 굽히고 싶지 않은 머리를 조아리고 마음에 없는 말을 지껄이고 가고 싶지 않은 곳에 발을 들여놓고잡고 싶지 않은 손을 잡고정작 해야 할 말을 숨겼으며 가고 싶은 곳을 가지 못했으며 잡고 싶은 손을 잡지 못했다. 나는 왜 밥을 먹는가, 오늘다시 생각하며 내가 마땅히 지켰어야 할 약속과 내가 마땅히했어야 할 양심의 말들을 파기하고 또는 목구멍 속에 가두고 그 대가로 받았던 몇 번의 끼니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밥 한그릇 앞에 놓고, 아아 나는 가롯 유다가 되지 않기.. 2024. 5. 31.
노노프렌즈 도시락 만들기 노노스쿨에 나가 도시락을 만들었다. 인근 지역에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오이생채팀에 배정되었다. 다른 팀에선 떡갈비, 새우부추전을 만들었다. 오이생체는 다른 두 가지에 비해 만들기가 간단하여 일찍 끝내고 떡갈비 치대는 일도 할 수 있었다. 음식을 만들어 도시락을 채우고 집집마다 배달하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전 글 : 다시 노노스쿨에 가다) 다시 노노스쿨에 가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는 여기저기서 실버세대를 겨냥한 유·무료의 교육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작년 노노(NO老)스쿨에서 음식과 식문화 전반에 관한 실기와 지식을 배웠다. 은퇴 jangdolbange.tistory.com 밥이라는 주어는 가장 많은 술어와 어울릴 수 있다고 한다. 밥은 '맛있다, .. 2023. 3. 28.
2020년 10월의 식탁 코로나에 이어 손자친구 2호가 태어나면서 3대가 식사를 하는 기회가 이전보다 많아졌다. 그에 따라 내가 조리 가능한 음식의 종류가 점차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몇 가지 종류를 반복해서 만들어내고 있음을 사진을 보며 느낀다. 게으름에 타성이 더해진 까닭이다. 11월부터는 한 주에 최소 한 가지씩은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누군가 죽어서 밥이다 더 많이 죽어서 반찬이다 잘 살아야겠다. -나태주 「생명」- 밥을 먹으면 손자는 기운이 난다며 두 손을 어깨 위로 뻗치며 "불끈 불끈 팡팡!"을 외친다. 반찬을 먹어 딸아이는 새로 태어난 생명에게 젖을 준다. 잘 만들어야겠다. 202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