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스쿨에 나가 도시락을 만들었다.
인근 지역에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오이생채팀에 배정되었다. 다른 팀에선 떡갈비, 새우부추전을 만들었다.
오이생체는 다른 두 가지에 비해 만들기가 간단하여 일찍 끝내고 떡갈비 치대는 일도 할 수 있었다.
음식을 만들어 도시락을 채우고 집집마다 배달하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전 글 : 다시 노노스쿨에 가다)
밥이라는 주어는 가장 많은 술어와 어울릴 수 있다고 한다.
밥은 '맛있다, 반갑다, 즐겁다, 따뜻하다, 소중하다'는 물론이고, '슬프다, 치사하다, 더럽다, 아니꼽다'까지 붙여도 말이 된다. 학생 때 농활을 가서는 '밥은 하늘입니다'라는 노래도 불렀다.
아마도 밥이 인간의 삶 전체를 아우르는 중심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가 김훈은 그의 책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전기밥통 속에서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불러 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 이것이 밥이다" 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중한 밥을 준비하고 나누기 위한 활동에 보태는 나의 작은 시간.
앞으로 그 빈도와 크기를 더 늘려가야겠다.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다음 소희>> (0) | 2023.03.31 |
---|---|
정지아 소설집『나의 아름다운 날들』 (0) | 2023.03.30 |
산수유 꽃이 피었다 (0) | 2023.03.20 |
못다한 사랑 (0) | 2023.03.18 |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0) | 2023.03.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