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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5

메리 크리스마스 할아버지가 온다는 사실을 알면 2호 저하는 오는 길목을 내다보며 망부석이 된다고 한다. 딸아이가 보내준 사진을 보면 매번 마음이 조급해져 발길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두 저하는 나이 차이가 있어 공통의 놀이를 가지고 함께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정해 공평하게 교대로 노는데 이것도 어렵다. 누구하고 놀아도 다른 한 저하의 아쉬움과 불만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긴 하다. 딸아이는 옛날부터 '인생은 이벤트'라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다. 나는 딸아이의 말에 동의한다. 흔히 말하 듯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하느라 피곤할 텐데도 딸아이는 의욕적으로 무슨 일인가를 자주 벌인다. 크리스마스가 .. 2023. 12. 26.
샌디에고 걷기 17 - CHRISTMAS CARD LANE 초등학교 시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친구들과 카드를 만들었다. 사인펜과 색연필과 그림물감과 동원할 수 있는 재료를다 가지고 모여서 밖에 흰눈이 내리는 것도 모르고 하루종일 카드만들기에 열중했다. 어느해인가 그림 재주가 있는 동네 친구 녀석이 시작을 했는데 왜 그랬는지 평소에 미술 따위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당시의 우리들을 삽시간에 사로 잡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봉투까지 만들어 넣은 대부분의 카드는 그냥 불쏘시개로나 쓰여질 뿐이어서 그것은 어딘가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해마다 반복되는 일종의 놀이였다. 산타클로스와 썰매를 끄는 사슴, 우산을 쓰고 둘이서 걸어가는 눈길 멀리 뾰족 지붕의 교회당이 있는 상투적인 그림, 거기에 어디선가 베껴온 뜻모르는 영어 몇 개. 'MERRY CHRISTMAS' 'SEA.. 2012. 6. 1.
샌디에고 걷기 16 - JINGLE BELL HILL 어렸을 적부터 가장 많이 들어온 크리스마스캐럴송은 단연 '종소리 울려라' 일 것이다. 징글벵 징글벨... 엘까혼 EL CAJON이라는 지역의 SOLOMON AVE. 일대는 12월에 들어 '종소리 울리는 언덕' JINGLE BELL HILL로 부른다. 급하지 않은 경사를 따라 들어서 집집마다 온통 화려한 크리스마스장식으로 빛나기 때문이다. 앞서 방문한 출라비스타 CHULA VISTA 지역의 크리스마스 써클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집 앞마당에 여러가지 조형물을 세우는 것이었다면 이곳은 집 건물 자체를 장식의 대상으로 삼았다는데 있는 것 같았다. 그런만큼 장식의 규모가 여느 지역과 달리 시원시원스럽게 컸다. 오고가는 사람들과 나누는 메리크리스마스! 가 정겨웠다. 집앞에 화톳불을 밝히고 둘러앉아 환담을 나누는 주민.. 2012. 6. 1.
샌디에고 걷기 15 - CHRISTMAS CIRCLE 11월의 추수감사절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미국의 휴일분위기는 크리스마스로 정점에 달하는 느낌이다. 올해 첫 크리스마스 트리를 본 것이 9월말이니 오래 달구워 온 셈이다. (아내와 한 백화점에서 그것을 보았을 때 그 '극성스러운' 미국식 마켓팅에 웃고 말았다.) 불경기라지만 상점마다 내거는 각종 이벤트와 할인 행사가 자못 풍성하다. 그러나 그런 상업적으로 조장되는 분위기보다 주변에 갖가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앞마당을 꾸민 집들이 하나둘씩 늘어가면서 고조시키는 명절 분위기가 어린 시절처럼 아내와 나의 마음을 흔들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올수록 특별하게 집을 단장한 모습이야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몇몇 마을에서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집을 특색있게 꾸밈으로서 온 동네를 하나의 거대한 축제의 마당으로.. 2012. 6. 1.
SAN DIEGO 12 - 크리스마스 작년 연말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던 저녁 화사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집들이 눈길을 끌어 차를 멈추고 카메라로 잡아 보았다. 한두 집도 아니고 거의 모든 집들이 색색의 전구와 크고 작은 장식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아무쪼록 그런 소담스런 마음들이 어두워가는 저녁의 불빛처럼 점점 더 밝게 세상을 비추는 크리스마스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004. 12) 2012.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