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종오4

내가 읽은 쉬운 시 44 - 하종오의「은하수」 >를 본 뒷날 >을 보았다.일제 강점기에 일제에 의해 저질러진 만행인 '종군위안부'에 관한 영화."귀향"의 '귀'는 '돌아갈 귀(歸)'가 아니라 ''귀신 귀(鬼)'였다. 그러니까 "귀향"은 그냥 "환향(還鄕)"의 의미가 아니라 영문 제목에서 보듯 "고향으로 돌아오는 영혼들(SPIRIT'S HOMECOMING)"의 의미였다.영화로서만 감상을 말하자면 비극 이전의 평화스러운 가족과 친구들과의 모습이 조금 과장되어 보였고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타나는 독립군의 활약도 상투적이었다. 마지막 부분에 다시 가족과 재회하는 모습도 군더더기로 느껴졌다.그냥 음성으로만 처리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나 접신을 통해 현재에 불려져 나온 아픈 영혼들과의 교감은 신선했고 노배우 손숙의 연기는 차분하면서도 .. 2016. 2. 28.
내가 읽은 쉬운 시 10 - 이성부, 하종오, 신동엽 오늘은 곡우(穀雨). 봄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날이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난 봄은 대부분 환희와 부활의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을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릴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 이성부,「봄」- 봄비와 함께 생명의 곡식들이 윤택해진다는 날에 나라 안팎으로 아픈 소식들이 줄을 잇는다. .. 2014. 5. 10.
농업박물관 *손문상 화백의 그림 편집 이랬다 아버지가 논 갈고 알곡을 거뒀어도 자식은 아버지의 손은 놔두고 농구만 살폈다 또 이랬다 자식은 논물에 젖었던 아버지의 생애보다는 종자만 먼저 보살폈다 아버지는 여전히 워낭소리에 귀 기울이며 황소 고삐를 잡아당기는 농부지만 쟁기, 써레, 달구지를 바꿔달지 못하고 밀, 벼, 보리를 뿌리지 못하는 박제였다 들판을 얻어 살아간 이는 아버지였지만 들판을 버려 살아간 이는 자식이었다 자식의 자식들에게 보이기 위해 농구들을 진열하고 자식의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종자들을 보관하고 자식의 자식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햇빛 아래 들일하던 아버지를 조명등 아래 전시하였다 늘 그랬다 산 아버지가 한 해 한번 손수 거둔 식량을 먹고 자랐던 자식은 죽은 아버지가 허울만 있는 대가로 한 달에 한번.. 2013. 7. 31.
샌디에고 아시아영화제1 - "나눔의집" 샌디에고에서 아시아 영화제(THE 9TH ANNUAL SANDIEGO ASIAN FILM FESTIVAL)가 열렸다. 간만에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라 아내와 함께 하루 저녁에 두 편의 영화를 보았다. 그 첫번째. "나눔의 집(HOUSE OF SHARING)". 일본제국주의가 저지른 잔인한 전쟁범죄 중의 하나인 이른바 '위안부'에 관한 기록영화였다. 이제 80대를 훌쩍 넘긴 몇 분의 할머니들이 지울수 없는 깊은 상처를 지닌 채 그곳 "나눔의 집"에서 살고 계셨다. *위 사진 :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인용 심부름을 다녀오던 열다섯살의 어린 소녀가 막 결혼을 한 스물 두살의 신부가 집안 일을 도맡아 꾸려 나가던 소녀 가장이 ....... 무려 20만명으로 추정되는 우리의 여성들이 어느 날 영문도.. 2013. 6.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