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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지난 여행기 - 1999 방콕&푸켓6

by 장돌뱅이. 2017. 8. 21.

17. 푸켓으로 들어가며
아침 9시. 푸켓행 비행기가 돈무황 공항의 활주로를 달렸다.
우리 가족이 4일간의 아름다운 기억을 심은 방콕이 곧바로 구름 아래로 묻혔다.

푸켓에서의 첫숙박지인 아카디아호텔에 도착했다.
무성한 초록의 열대 식물 속에 우뚝 솟은 흰 색의 건물이 시원스런 느낌을 주었다.
체크인 할때 지루한 기다림과 방배정 문제로 실랑이만 없었더라면 특별한 불만이
생길 수 없는 위치며 시설이었다.



애초 내가 푸켓의 호텔을 예약하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은 OCEAN VIEW ROOM이었다.
하루 종일 바다만 바라 보며 있을 것은 아니지만 아침에 눈 뜨면 창 밖으로 드넓게 펼쳐진
깨끗한 푸른 바다를 보고 싶었고 저녁엔 발코니에 누워 혹 펼쳐 질지도 모를 장엄한 일몰을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었다. 그러나 아카디아에서 내게 그런 행운은 다가오지 않았다.

아카디아의 스튜디오 룸은 특이한 방구조를 가졌다. 침실이 베란다 쪽으로 확장되어 생긴
ㄷ자 형 공간에 매트리스가 하나 놓여 있는데 특히 딸아이가 이 공간을 좋아하였다.
또한 통상적인 욕실 출입문 이외에 개폐가 가능한 자바라식 창문이 있어 침실에서 욕실 내부를
훤히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나는 추가로 이 문을 설치한 설계자의 의도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는데 그것은 신혼부부들을 연관지어 생각하면 쉽게 풀릴 것도 같았다.
그러나 우리 부부는 이 문의 효용성에 대하여 직접 실험해(?) 볼 기회를 갖지 못 했다.
왜냐하면 딸아이가 동행했기 때문이고 게다가 딸아이는 밤잠이 없는 야행성으로
언제나 우리가 먼저 잠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괘씸한 녀석 같으니라구^^.


18. 식당 'ON THE ROCK'
우리는 짐정리를 마치고 해변으로 나가 그리던 푸켓의 바다를 바라 보며 심호흡을 했다.
호텔 체크인까지의 기다려야 했던 지루함이 씻겨나갔다.
우리는 까론 비치 모래의 부드러운 감촉을 즐기며 'ON THE ROCK'까지 걸어 보기로 했다.
오후의 후끈한 기운이 모래 사장에서 피어 올랐지만 해가 구름에 가려있어 걸어 볼만했다.

'ON THE ROCK'은 아카디아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의 까론 비치 남쪽 끝에 있다.
지난 번 푸켓 여행때 우리는 이 곳 'ON THE ROCK'에 와 본적이 있다. 그 후 한국으로 돌아와
푸켓을 돌이켜 볼 때마다 우린 이곳에서 먹었던 음식과  식당 아래쪽 바위에 출렁이던 맑은 바닷물과
알맞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그리워했다. 이 식당을 푸켓에서 첫 번째 일정에 넣은 것은 아카디아에서
가깝다는 이유 외에도 그 때 그 감정을 이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시 와 봐도 'ON THE ROCK'은 아름답고 정겹고 맛있는 곳이었다. 공원처럼 꾸민 MARINA COTTAGE에
딸린 식당으로 야자수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 가는 기분도 만만찮았다. 종업원 중에 서툰 한국말을
시도해 보는 종업원이 있는 것을 보니 그 사이 이 곳도 많은 한국 여행객들이 다녀 간 것 같다.

식사를 마친 우리는 마리나 코티지 내부를 거닐었다. 초록은 살아있는 식물만이 그 참맛을 낼 수 있다는 말은
백번 옳은 말이다. 그런 초록으로 어우러진 숲 사이로 듬성듬성 자리잡은 방갈로들은 백설공주의 일곱
난장이라도 나올 듯한 동화적인 분위기를 지어 내었다. 우리는 최대한으로 걸음을 늦춰가며 숲길을
걸어나와 입구에 있는 로비에서 3일 후의 예약을 재확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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