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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2006 태국 코사무이 여행기 5.

by 장돌뱅이. 2012. 4. 19.


*위 사진 : 낭유안스노클링 일일투어의 첫 기착지인 망고베이.

셋째 날.
낭유안섬 스노클링 투어.
생각해보면 해묵은 꿈을 실현하는 날이다.
엽서 속에서 보며 탄성을 터뜨렸던 이국적인 풍경과 색깔을 섬.

사무이섬의 북쪽 보풋 선착장에서 스피드보트로 출발했다.
꼬따오의 망고베이에서 스노클링을 하고 점심식사 후 낭유안을 들려나오는 일정.

*위 사진 : 투어중 점심 식사 장소인 꼬따오의 반스비치.

이 날 바다는 좋지 않았다. 파도는 높아서 스피드보트의 요동은 심했다.
배가 텅텅 튈 때마다 바닷물이 안개처럼 휘날리며 얼굴을 적셨다.
물도 흐려 바다색도 예쁘지 않았고 더불어 스노클링도 매력이 없었다.
태국인 가이드는 오후가 되면 나아질 것이라 했지만 크게 변함이 없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뙤약볕 속을 걸어 낭유안의 전망대에 올랐다.

*위 사진 : 낭유안섬의 풍경.

눈 아래 ‘그 엽서’가 누워있었다.
나는 그곳을 내려다볼 수 있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애초 아내와 딸아이에게 엽서를 보이며 이런 곳에 한번은 가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을 때부터 나로서는 꼭 한번은 와보고 싶은 곳이었다.
기대치만큼, 혹은 투자된 시간과 노력에 부응하는 가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차피 주관적인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안 가보는 한 그곳에 대한 상상은
마음 속에서 자꾸 크게 자라날 것이다.
또 오고 싶느냐고 묻는다면 내게 또 오고 싶지 않은 여행지는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내게 떠난다는 사실과 어느 곳이든 떠나는 곳에 대한 매력은 동일하게 느껴진다.

*위 사진 : 식당 뽀삐스.

사무이에 뽀삐스 POPPIES 가 있다는 사실을 인도네시아 발리 꾸따 해변에 있는
또 다른 뽀삐스에서 알게 되면서 나는 늘 낭유안섬과 뽀비스를 묶어서 사무이를
생각해왔다.
발리의 뽀삐스와는 달리 사무이의 뽀삐스에 대해서는 후한 평가를 내릴 수없지만
(가격 대비 음식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 주기 힘들다),
개인적으로는 그곳에‘드디어’ 다녀왔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예전에 한 태국인 친구에게 사무이에 대해서 물은 적이 있다.
그는 한마디로 잘라서 “외국인들의 섬”일뿐이라고 말했다. 그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는
지금도 모른다. 조금은 시니컬한 어투의 그 말은 한동안 나로 하여금 사무이행을 주저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입관이 그렇듯 그런 나의 망설임은 터무니없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동안 다녀왔던 푸껫은?, 치앙마이는? 방콕은?
태국의 어디든 외국인이 넘친다. 그런다고 게다가 나 역시 외국인이다.
외국인과 현지인이 어떤 관계를 이루며 지내는가가 중요하지 단지 외국인이 많다는
것으로, 혹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어느 지역을 기피하거나 누군가를 배척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다.

*위 사진 : 차웽거리의 가게에서.

식사를 마치고 챠웽의 밤거리를 걸어 다녔다. 외국인들이 무리를 지어 거리를 오고 갔고,
태국인들이 그러했다. 또 다른 외국인인 아내와 나도 그 무리에 섞여 들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풍경이 되고 대상이 되고 인연이 된다.
삼일 동안에 서먹함이 가신 결코 크거나 넓지 않은 도로변의 아기자기한 풍경이
정감 있게 느껴졌다. 로띠를 사먹고 상점에 들려 신발과 옷가지를 사고 맛사지를 받았다.
맛사지를 받는 동안 나는 편안한 잠에 깊이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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