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 바롱댄스와 식당 "KU DE TA"
아침을 먹고 바롱댄스를 보기 위해 바뚜불란으로 향했다.
바롱댄스는 처음 발리를 여행했던 십여년 전에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다시 본 바롱댄스는 옛날만 못한 것 같았다. 장소도 예전과는 틀린 곳이었다.
춤의 내용도 머릿속의 기억과는 많이 달라진 듯 했다. 아내와 나의 기억이 과장이나 애곡된 것인지도 모른다.
종종 인상 깊었던 과거의 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과장된 기억으로 머릿속에 남곤 하니까.
아니면 발리에서 여행자들이 볼 수 있는 춤의 대부분이 다분히 관광용이므로 10여년의 시간동안
다소 내용상의 변화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힌두교는 현실적인 종교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발리 힌두는 악의 존재를 인정한다.
흔히 말하듯이 바롱춤에도 악의 상징이 랑다와의 싸움이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끝나지 않는 상태로 전개된다. 사원의 행사에도 악령을 제물을 별도로 마련한다고 한다.
역사가 시작한 이래 선(善)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진 때가
그다지 많지 않았음을 생각해 보면 차라리 악령의 존재를 숭배하진 않더라도
그의 존재와 위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어보인다.
*위 사진 : RESTAURANT "KU DE TA"
바롱댄스 관람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스미냑 SEMINYAK의 오베로이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식당 KU DE TA에 들렸다. 이 식당에 대한 찬사는 흔하게 들을 수 있다.
“I WAS JUST SO MEMORISED BY THE TOTAL AMBIANCE OF KU DE TA.
WE HAD A FANTASTIC DINNER AND THEN RETREATED TO THE DECK CHAIRS
TO RELAX AND CHAT WHILE WATCHING THE WAVES CRASH OVER THE BEACH.
THIS IS ONE PLACE THAT I WILL NEVER RETURN TO BALI WITHOUT VISITING.“
-BALI TRAVEL FORUM 중에서-
식당에 들어서 해변에 가까운 좌석으로 걸어 가면서 아내와 나는 마음 속으로 아! 하는 짧은 탄성을 질렀다.
세간의 숱한 찬사가 헛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식당 정원 한 가운데 작은 풀을 두고 그 뒤와 옆으로 배치된
테이블은 해변 가까이까지 이어져 끝자리에 앉으면 넓은 해변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가 간 시간은 한낮이었지만 노을이 지는 저녁에도 지고 난 후에도 이곳은 또 다른 분위기로 찾는 이를
사로잡을 것이 틀림없었다. 식당이면서도 해변 쪽으로 비치베드를 늘어놓아 사람들이 누워 선탠을
즐기는 것도 특이했다.
음식은 일테면 퓨젼후드에 가까웠는데 아쉽게도 우리가 선택한 음식은 식당의 분위기만큼 우리를 사로잡진 않았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이것이 우리의 선택문제라고 생각했다. 메뉴판 상의 음식에 대한 짧은 한두 줄의 설명은
어차피 다양한 음식의 맛을 설명해 낼 수 없을 테고, 그걸 보고 선택한 음식이 우리의 입맛과 일치할 가능성은
사실 높지 않을테니까 말이다.
음식에 대한 부담이 크다면 우붓을 오고 가거나 아니면 따나롯을 오고 갈 때 한번쯤 들려 가벼운 음료를 들어도 좋은 곳이겠다.
식사를 마친 저녁엔 꾸따의 혼잡을 피해 찾아와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된다.
식당을 나오며 아내와 나도 호주의 어느 여행자처럼 중얼거렸다.
“I WILL NEVER RETURN TO BALI WITHOUT VISITING HERE.“
46. 해산물카페 LIA (발리2002년10월7일-8)
* 리아 카페에서 본 카페촌의 야경
꾸데따에 들린 우리는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우리는 한껏 게으른 자세로 책을 읽다가
헬스클럽에서 땀에 온몸이 흠뻑 젖을 때까지 달리기도 해보았다. 숨이 턱 끝으로 차오른 상태로
해변까지 달려가 비치바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황급히 주문하여 간숨에 마시기도 했다.
온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몸이 더없이 가벼웠다.
*해산물 카페촌의 도로쪽 모습
어둠이 완전히 내린 후 우리는 해산물 바비큐를 먹으러 나섰다.
발리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짐바란의 해산물 카페에 관심을 보인다. 음식맛과 개별 식당의 좋고 나쁨을 떠나
동일한 먹거리의 식당이 한 곳에 모여있다는 것은 늘 주목거리가 된다. 서울에도 장충동 족발이나 신당동
떡볶이 등의 특정 음식과 동네 이름이 결합된 곳이 많지 않던가.
더군다나 아내와 나는 짐바란비치에 숙소를 정한 터라 바로 옆에 있는 그곳을 지나칠 수 없는 노릇이었다.
리아 카페에 전화를 걸어 픽업을 부탁했다. 카페 리아는 짐바란에서 바비큐를 시작한 원조격이라고하나
그것이 선택의 중요 사항은 아니었다.
* 리아 카페의 주인 아줌마와 음식
몇해 전 식구들과 짐바란을 찾았을 때 나는 무작정 짐바란으로 와서 해변을 걷다가 사람 많은 식당을 택한 적이 있다.
결과는 모두 만족이었다. 그런 걸로 봐서 짐바란 해산물 카페의 맛과 가격은 대부분 평준화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식당에서는 말이 필요없다. 외국어가 안되도 상관없다는 이야기이다.먹고 싶은 것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된다.
많으면 덜어내고 적으면 보태라고 손짓을 하면 된다. 저울로 달아서 파니 눈금을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조리방법이 한가지-바비큐뿐이라 자리에 앉아 기다리면 알아서 만들어 온다.
단 단체 여행의 가이드를 따라 오거나 택시운전사에게 식당의 선택을 의뢰했을 경우는
어쩌면 가이드와 운전수의 ‘식당과 음식 대리 선택 및 구매에 대한 전문성(?)'에 대한 비용이
보이지 않는 잉크로 계산서에 포함 될 수는 있을 것이다.
뜯지 않은 미네랄 음료수 한 병을 들고 가면 음식점의 저울에 대한 신뢰성을 체크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비즈니스를 위해 발리에 온 것이 아니므로 악착스러움을 접어두고 좀 느긋해 지는 것도 좋겠다.
리아는 그 많은 식당 중에서 신뢰할만한 곳이라는 BALIGUIDE의 정보를 참고로 선택하게 되었다.
랍스터와 새우, 스내퍼 바비큐는 정보 내용대로 맛이 좋았다. 주인 아줌마의 넉넉한 인상도 좋아 보였다.
별, 파도, 불빛 사이로 발리의 사흘째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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