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 : 신학철의 「달밤」(2016년 가나아트센터 "리얼리즘의 복권"전에서 촬영)
유난스레 부모님 생각이 간절해지는 이번 한가위다.
하늘이 '째지게' 솟은 한가위 달.
그리고 기분도 마냥 '째지던' 어린 시절.
멀리 떠나왔지만 결국은 다시 돌아가야 할,
그 아득한 고졸(古拙)의 세상.
달은 언제나 그 달인데······.
나 어렸을 적 보름이나 되어 시뻘건 달이 앞산 등성이 어디쯤에 둥실 떠올라
허공 중천에 걸리면 어머니는 야아 야 달이 째지게 걸렸구나 하시고는 했는데,
달이 너무 무거워 하늘의 어딘가가 찢어질 것 같다는것인지 혹은 당신의 가슴
이 미어터지도록 그립게 걸렸다는 말인지 나는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나는 이 말을 시로 만들기 위하여 거의 사십여년이나 애를 썼는데 여기까지 밖
에 못 왔다. 달은 아직 그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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