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천까지 갔지만 팔봉산도 없고 홍천강도 없었다.
봄날의 모든 화사함은 잿빛 (초)미세먼지가 삼켜버렸다.
숙소(소노펠리체) 안에서만 맴돌며 하루를 보낸 이튿날 아침엔
짙은 안개까지 밀려와 해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손자 친구를 안고 내다보는 풍경엔 어떤 두려움 같은 것이 함께 스멀거렸다.
자연은 후손에게서 빌려온 것이라는데,
우리 시대는 그동안 빚을 이미 상환 불능의 지경으로 쌓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김영동의 노래를 속으로 읇조리다 품 안의 친구를 다시 추스려 안았다.
어디로 갈꺼나 어디로 갈꺼나
내 님을 찾아서 어디로 갈꺼나
이 강을 건너도 내 쉴 곳은 아니요
저 산을 넘어도 머물 곳은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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