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면 월드컵 8강전 프랑스와 우루과이의 경기가 시작된다.
자신과 상관없는 경기는 보통 약자를 응원하는 게 관중의 심리라는 말이 맞다면
우루과이를 응원하는 게 순리인데(?) 그러고 싶지 않다.
(현재 우루과이의 전력이 프랑스보다 못한 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제까지의 기록은 그렇다.)
이유는 한 가지.
우루과이의 선수 수아레즈 때문이다.
카메라에 대고 손가락 욕설에, 상대 선수 '핵이빨'로 깨물기, 거기에 인종 차별 발언까지.
단순히 경기에 재미를 더 할 수 있는 입방아 거리라기 보다는 범죄 행위에 가까워
수아레즈는 그의 뛰어난 기량에 불구하고 그다지 친근감이 들지 않는다.
월드컵 관련 기사를 살펴보다가 문득 우루과이의 대통령이었던 호세 무히카가 생각났다.
흔히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불렸던 호세 무히카.
대통력 재직 시 그는 대통령궁은 노숙자 쉼터로 내주고 자신은 작은 꽃 농장에서
아내와 마누엘라라는 이름의 다리가 세 개뿐인 개와 살았다.
대통령이 받는 월급 가운데 90 퍼센트를 빈민 주택 사업, 자선단체, NGO 등에 기부했다.
100만원 정도로 대다수의 우루과이 시민이 살아가므로 대통령 역시 그 수준으로 사는 게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낡은 폭스바겐 차량 한 대가 그의 소유로 된 전 재산이다. 그는 직접 그 차를 몰아 대통령궁으로 출근했다고 한다.
2015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농장일을 하는 그의 생활은 변함이 없다.
그가 말했다.
"빈곤한 사람은 조금만 가진 사람이 아니고 욕망이 끝이 없으며 아무리 많이 소유해도 만족하지 않는 사람이다."
수아레즈의 우루과이가 월드컵 4강에 간다고 해도 별로 부럽지 않을 것 같으나
호세 무히카라는 지도자를 가질 수 있었던, 남미의 결코 부유하다고 할 수 없는 나라 우루과이는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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