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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월드컵공원의 행복한 기억과 산책

by 장돌뱅이. 2012. 4. 20.


*위 사진 : 월드컵 경기장에 전시된 사진 중에서.

2002년 6월 우리 모두는 행복했다.
누구나 그날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그리고 무엇을 했는지 또렷이 기억할 것이다.
세월이 지났어도 그날의 승리와 함성을 담은 사진과 그림 역시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원래는 아내와 함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산책하러 나선 길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나왔을때 즐거운 기억의 현장인 월드컵경기장을 한바퀴 돌고 싶어졌다.
그러다 우연히 월드컵기념관 입구에 서게 되었다. 단돈 1000원에 그날을 더욱 실감나게
회상할 수 있는 기회를 구태여 외면할 필요는 없었다.


*위 사진 : 가난한 시절의 축구공, 맨 왼쪽이 돼지오줌보이다.

기념관은 우리나라 월드컵의 도전사와 2002년 월드컵의 상보,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
드러낸 축제로서의 응원의 모습 등으로 꾸며져 아기자기한 모습이었다.
가난하던 시절의 돼지오줌보로 만든 축구공과 새*끼줄을 뭉친 축구공도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돼지오줌보로 축구를 해본 적은 없고 재미삼아 새끼줄을 뭉친 공(?)으로 축구를 해본
적은 있다. 발등이 아파서 오래 차지는 못했지만.

K-리그 준비가 한창인 상암경기장도 구경할 수 있었다.
관중의 열기가 없는 경기장은 산속의 절간처럼 적막한 분위기였다.


*위 사진 : 평화의 공원

경기장을 나와 평화의 공원을 거쳐 하늘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하늘공원 주변길을 따라
걸었다. 마주 걸어오는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의 옷차림과 재잘거림에 봄기운이 눈부셨다.

 

하늘공원과 이어진 노을공원은 모두 이름이 예쁘다.
그것이 쓰레기매립장이었던, 그래서 먼지와 악취와 파리의 ‘삼다도’로 불렸던 난지도
위에 새워진 것이라니 새삼 놀랍다. 처음 공원을 만들 발상을 한 사람이 고맙게 느껴진다.


*위 사진 : 하늘공원

하늘공원을 지나 노을공원길로 들어서자 인적이 더욱 뜸하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길이 나오니 이름처럼 노을이 질 무렵에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넉넉한 폭을 거느린 강물 위에 붉은 노을이 물드는 광경이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위 사진 : 노을공원

강을 따라 줄지어선 나무에 푸른 잎이 무성해지고 저녁 해가 좀 더 길어지면 다시 한번
아내와 이 길을 걸으리라. 그때 가까운 친구들도 초대하여 우리 부부만의 비밀스런
정원인양 의기양양하게(?) 이 길을 소개하며 함께 걷고 싶다.


*위 사진 : 월드컵공원 홈페이지에서 인용

(20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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