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서울 시청에서 있었던 전시회 ("4.16 세월호 참사 기억")에서
기억하는가?
무엇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기울어져 가는 배 속, 물이 머리까지 차오르는 마지막 순간의 처절한 울부짖음과 발버둥을 기억하는가?
자식 잃은 부모의 가슴 저미는 탄식과 허망함과 절망과 비명을 기억하는가?
촛불과 행진과 외침과 노래를 기억하는가?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기억하는가?
탐욕과 부패와 음모와 침몰을 담고 흔적조차 없는 바다를 기억하는가?
기만과 조작과 은폐의 '가만히 있으라'를 기억하는가?
뉘우침없이 반복되는 저 비아냥과 비웃음과 오만함과 터무니없음의 '7시간'을 기억하는가?
그 5년을 기억하는가.
이미 지나가 버린 것이 인생이고 누구도 그것을 수선할 수 없지만
한가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 그것은 기억하는 것, 잊지 않는 것,
상처를 기억하든, 상처가 스쳐가기 전에 존재했던 빛나는 사랑을 기억하든.
-공지영의 소설, 「별들의 들판」중에서-
'일상과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0) | 2019.05.05 |
---|---|
공신차이에는 없고 깡꿍과 팍붕에 있는 것 (0) | 2019.05.02 |
냄새에 관한 몇가지 기억 (0) | 2019.04.02 |
커피와 물 (0) | 2019.03.19 |
잘 먹고 잘 살자 55 - NONO SCHOOL (0) | 2019.03.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