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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04 - 김선우의「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by 장돌뱅이. 2019. 4. 30.


봄이 한창이라 꽃이 지천이다.
아파트 화단에도 공원길에도. 
작건 크건
화려하건 소박하건
자연적이
건 인위적이건.
어디에서 어떻게 핀들 꽃이 아니랴.


더불어 화사해진 마음으로 바라보고자 하지만
아내와 아프게 견디는 봄이다.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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