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처 : 딴지일보
시간과 역사를 거슬러 가는 거짓과 위선의 여전한 소음.
그 더러운 입들 그만 닫으라.
해마다 오월만큼이라도
우리는 목숨 같은 그리움과 부끄러움으로 돌아볼 것이다.
너를 여기에 두고
화해의 시대를 외쳤구나 우리는.
총창으로 그어진 팔을 높이 들어
술잔을 부딪치며
우리는 어느 새 우리의 상처를 잊었구나.
민주주의가 온다는 광장에서 한바탕 춤을 춘 뒤
우리는 우리의 목발을 잊었구나
너를 잊기 위해
고개 저어 마침내
무덤 속 페인트칠한 채 누운 너를 잊기 위해.
그러나 햇빛 아래 네 온몸의 페인트를 벗겨내지 못한 봄은
더 이상 우리의 봄이 아니다
거짓이다 위선이다
1980년 5월 27일 새벽
좁혀드는 총칼의 숲에 밀리다가
차가운 꽃 한 송이로 스러진 용사여 젊음이여
너를 여기 둔 채 외치는 그 어떤 역사도
역사 아니다
'일상과 단상 > 내가 읽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10 - 김승희의「새벽밥」 (0) | 2019.05.20 |
---|---|
내가 읽은 쉬운 시 109 - 윤제림의「가정식 백반」 (0) | 2019.05.19 |
내가 읽은 쉬운 시 107 - 황동규의「죽로차」 (0) | 2019.05.15 |
내가 읽은 쉬운 시 106 - 송수권의 "혼자 먹는 밥" (0) | 2019.05.11 |
내가 읽은 쉬운 시 105 - 김경미의 "야채사(野菜史)" (0) | 2019.05.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