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 수업을 받으러 일주일에 세 번 이태원 근처에 가게 되면서 이태원이 생활 반경 안에 들어 왔다.
가까운 곳에서 즐거움 찾기. 아내와 자주 이태원을 걸어보기로 했다.
이태원을 향해 어디서부터 걷거나 이태원으로부터 시작해서 다른 어느 곳을 향해 가는 것도 포함한다.
싱그러운 숲길의 적요나 시원스런 강변길의 통쾌함이야 더 없이 좋지만 도시에 살면서 매일 마주하게 되는
도시의 길을 너무 외면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들이 줄지어 달리고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힐 정도로 북적여
어느 한 가지에 정신을 집중하기 힘들다 해도 그것이 숲길이나 강변보다 더 가까운 일상 속의 풍경이니 어쩌겠는가.
더군다나 이태원엔 거리거리 골목골목 다양한 나라와 민족의 'MOUTHWATERING CUISINE'이 포진하고 있지 않은가.
1.모터시티
녹사평역 3번출구에서 가까운 발랄한 젊은 분위기의 피자집이다.
작은 직사각형의 형태로 나오는 페페로니 피자는 빵처럼 두께가 두툼했다.
평소 얇고 바삭하게 구운 도우(DOUGH)의 피자를 좋아하는 아내도 그 맛에는 만족스러워 했다.
거기에 수제 에일(ALE) 맥주 맛도 좋았다.
앞으로 치맥보다 "피맥"으로 취향이 바뀔 수도 있겠다고 아내와 이야기 했다.
2. 카페 사유(SAYOO)
한강진역 근처의 카페 사유는 오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쵸콜릿과 쿠기, 젤라또와 커피를 비롯한 음료를 판매한다.
층마다 트렌디(TRENDY)한 분위기에 옥상에 오픈테라스가 있어 젊은 층들 사이에 인기를 모으는 모양이다.
아내와 나는 고객들의 평균 나이를 올리며 그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한강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쾌적하기 그지 없었다.
3. 다운타우너 햄버거
미국생활을 오래 하면서 아내와 나의 변화 중의 하나가 햄버거를 먹게 되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젋은 시절 한 때 맥도날드 햄버거는 커피, 청바지, 나이키 신발과 함께 거부해야 할 제국주의 문화적 침략의 상징물로
간주하던 때가 있었다. 햄버거 만드는 법을 통해 (미국식) 물질주의에 압도당하는 정신적 가치의 현실을 풍자 · 비판한
장정일의 시 "햄버거에 대한 명상"도 있지 않던가.
물론 나는 그런 고매한 애국지사적(?)이거나 철학적 논리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음식에 비해 그다지 맛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먹지 않았지만.
미국에는 지천에 널린 것이 햄버거집이었다.
골든아치(맥도나드 로고M)를 보지 않고는 프리웨이 나들목을 지날 수 없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
처음엔 아내와 나도 여행 중이나 바쁜 일로 급하게 한 끼를 때울 때 행동식이나 간편식으로 버거를 시작했을 것이다.
횟수가 거듭되면서 나중에는 이름난 햄버거집을 찾아다니기도 했다.
오래된 명성의 로컬 햄버거집 이외에 체인점으로는 인앤아웃(IN & OUT), 파이브가이즈(FIVE GUYS)를
자주 이용했다. 뉴욕을 여행하면서 처음 본 쉐이크쉑(SHAKES SHACK) 버거는 이제 한국에서도 성업 중이다.
리움박물관을 가는 길에 다운타우너에 들렸다.
역시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널리 알려진 아보카도버거를 먹었다.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쏟아지는 세상이다.
4. 혜화동 버거
이태원 근방은 아니지만 버거를 말하자니 대학로의 "혜화동버거"가 생각나 적는다.
연극을 보러갔다가 들린 집이다.
별다방 콩다방이 그렇듯 한국에 오면서 더 고급스러워진 상표들이 있다.
혜화동버거는 '토종 상표'이지만 이름이 찍힌 버거도 가게 분위기도 미국에선 보기 힘들게 예쁘다.
미국에 있을 때 지인의 중학생 아이가 한국엘 다녀왔다.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다.
한국에서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있는 걸 물어보니 뜻밖에도 롯데리아 한우 불고기버거라고 해서
웃은 적이 있다. 버거도 시쳇말로 '원조가 반드시 장땡'은 아닌가 보다.
5, 비스테까(BISTECCA)
스테이크의 이탈리아 말이 "비스테까"라고 한다.
경리단 길 중간쯤에 위치해서 창밖으로 남산 타워가 보인다.
이곳은 스테이크와 이탈리아 음식이 주 메뉴이다. 분위기처럼 음식도 흠 잡을 수 없는 곳이다.
아내와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디저트인 티라미슈도 유명하다고 한다.
식사 후 경사길을 끝까지 오르면 하이야트 호텔 잎에서 남산둘레길로 들어갈 수 있다.
6. 쟈니덤플링과 안씨막걸리
삼년 전인 2016년 봄, 한가하게 이태원을 걸었던 날의 기록이다.
특히 안씨먹걸리의 내력은 행복의 의미와 부모되는 것의 어려움을 생각하게 했다.
음식은 혀끝에만 자극을 주는 것은 아니다.
* https://jangdolbange.tistory.com/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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