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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56 - 한남동 식당 몇 곳

by 장돌뱅이. 2019. 7. 4.

2007년 나는 아내와 몇 달에 걸쳐 이태원 일대를 돌아보며 관련 글을 한 여행 관련 웹진에 올린 적이 있다.

- https://jangdolbange.tistory.com/411
https://jangdolbange.tistory.com/412

시간이 십년이 넘게 흘렀다. 그 사이 나는 퇴직을 하여 백수가 되었다.
당연히 이태원이나 한남동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이다.
마침 일년 간 조리 수업을 받는 장소가 이태원쪽이라 수업 후 아내와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이전과 다른 것은 몇몇 음식점을 돌아보고 집에까지 걸어가는 계획을 잡은 것이다.

RESTAURANT HOPPING & WALK!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어야 할 지는 모르겠으나 두 가지 다 좋아하는 일이다.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 오후 세시라 식당의 브레이크타임과 겹치므로 아내와 나는 근처
카페나 커피숖에서 한담을 나누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곤 한다.
최근에 이태원에는 루푸탑 오픈 카페가 생겨나는 추세인가 보다.
우리나라에서는 혹한과 혹한이 있는 계절적 제약 때문에 노천이나 옥상에 오픈 공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요즈음은 장마 구름 덕분에 비만 오지 않으면 낮에도 전망을 보며 커피 한 잔하기에 큰 무리가 없다. 



한방통닭
순천향대병원 근처에 있는 이름난 통닭집이다. '김연아통닭집'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김연아선수의 단골집이라는 뜻인지 김연아선수도 다녀간 집이라는 뜻인지는 알 길이 없다.
좁은 실내 벽에는 이름을 알만한 우리나라 연예인과 유명인사의 사인이 빼곡하게 붙어있다.
한데도 굳이 김선수의 이름을 붙이는 건 그만큼 김연아선수의 유명세가 압도적이라는 의미겠다. 

이곳은 전화 예약은 받지 않고 당일 직접 방문하여 가게 앞에 비치된 예약 노트에 이름을 적어두어야 한다.
가게 이름처럼 이곳 통닭은 닭 안쪽에 한방재료와 찹쌀을 넣고 장작불에 구어낸 것이다.
바삭한 껍질과 기름기 빠진 속살이 소주나 맥주의 안주로 먹을만 했다.

'한번은 가볼만하다는 말은 한번도 안 가도 괜찮다'는 말과 같다는데
그런 뜻이 아닌 말로 '한번은 경험해 볼만한' 식당이다.
예약이 번거롭고 예약없이 가면 오래 기다릴 수 있다는 단점은있지만.



BONE GRILL
한남오거리 특히 독서당로 주변에는 세련된 외관의 음식점들이 많다.
BONE GRILL은 얼마 전까진 "한남돼지"라는 상호를 달고 있었다.
메뉴에 소고기 업진살(?)이 추가되면서 상호를 바꾸었다고.

"지글거리는 불판, 뿌연 연기, 왁자지껄한 소리, 어지럽게 흩어진 신발들, 부딪히는 소주잔" 등
삽겹살 하면 흔히 연상되는 모습이 없는 조용한 카페같은 분위기의 (돼지)고깃집이다.
가격이 좀 있지만 고기의 질이 보답한다. 두툼한 두께에 고르게 칼집을 넣은 모양도 좋아보였다.
별도의 버너에 끓여주는 멜젓의 염도도 적당하여 젓갈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고기를 자주 찍어 먹었다.
삼겹살엔 역시 소주라는 생각으로 비껴갔지만 와인리스트도 충실해 보였다.



오마일 (5MILE)
한남오거리 현대리버티 건물 일층에 있는 식당으로 파스타에서 김치볶음밥에 떡볶이까지 낸다.
보통 이렇게 다양한 종류 메뉴를 가진 식당은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 옆에 있어 들어가기가 망설여지나
이곳은 다양한 음식을 특징으로 내세우는 것 같다.
이곳에서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건 직육면제의 빵에 담겨 나오는 스파게티이다.
보통은 휴일 아침에 집에서 두 시간쯤 걸어가서 브런치로 먹고 오곤 했다.
스파게티를 먹고 난 뒤에 커피와 함께 뜯어먹는 그릇(?)이었던 빵 맛도 괜찮다.



걷기
한남오거리에서 집까지 한강을 따라 대략 8KM 정도 된다.
옛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아내와 장난을 치며 걷다 보면 잠깐이다.
운이 좋을 땐 어두워가는 강물과 서쪽 하늘 위로 장관의 노을을 만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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