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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31 - 서정홍의「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by 장돌뱅이. 2019. 8. 7.

몸이 아프면 보통 식욕도 떨어진다.
마음이 아플 때도 밥을 삼키기 힘들어진다.
땀을 흘리며 거뜬히 비워버린 밥 한 그릇은 건강 회복의 증표가 된다.
따뜻 밥 한 그릇이 위로와 위안이 될 때도 있다.
먼 길을 떠나는 겨레붙이나 친구에게 지어 내놓는 따뜻한 밥 한 그릇엔
말로 다 할 수 없는 살가움과 애틋함이 스며 있는 법이다.

아무튼 누구나 먹어야 산다.
살기 위해 먹거나 먹기 위해 살거나 먹는 건 마찬가지다.
존재의 확실한 증명은 밥 먹고 똥 싸는 일이다.

아내와 나누는 밥 속에 그 모든 의미를 희망해 본다.
곱단씨,
우리 즐겁게 먹고 아름답게 삽시다.


밥 한 숟가락
목으로 넘기지 못하고
사흘 밤낮을
꼼짝 못하고 끙끙 앓고는

그제야 알았습니다
밥 한 숟가락에 기대어
여태
살아왔다는 것을 


*위 사진 : 남대문시장식 갈치조림


*위 사진 : 고사리를 너무 삶아 물러졌다. 냉장고 속 이런저런 것들을 꺼내 비빔밥으로 만들어 먹었다.


*위 사진 : 막걸리를 부르는 김치볶음과 두부


*위 사진 : 도토리묵과 볶은김치무침


*위 사진 : 볶은양파간장소스비빔국수. 간만에 오이 돌려깎기를 해보았다.


*위 사진 : 신김치 고등어찜. 보기엔 어수선하지만 맛은 좋았다.
             같은 음식이라도 맛깔스럽게 담아내는 것은 아직 내겐 어려운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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