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단상

잘 먹고 잘 살자 62 - 금요일과 주말이 즐거운 이유

by 장돌뱅이. 2019. 8. 26.

다시 금요일의 조리 실습이 시작됐다.
금요일 저녁과 주말이 즐거워진 것이다. 특히 아내가 좋아한다.
실습을 할 때 양이 많아 조리가 끝난 후 집에 가지고 올 것을 분리해 두었다가
가져와 먹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주말에 한번 더 만들기도 한다.

어떤 일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그 일과 관련된 부수적인 효과를 추가로 얻게 되고
애초에는 생각하지 않던 방향으로 긍정적 진화도 하게 된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내게 그렇다.
규칙적으로 음식을 배우고 만들다보니 점차 배우지 않은 다른 음식도 시도를 해보게 된다.
그리고 이런저런 책과 인터넷을 참고하여 조리 기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음식에 관한 인문학에도 관심이 닿는다.


첫날 요리는 안동찜닭과 소고기 토마토 냉채.



사실 안동찜닭은 역사가 오랜 전통음식이 아니다.
전통요리서에 지금의 안동찜닭에 대한 기록은 없다고 한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생닭을 튀겨 마늘에 버무린, 
이른바 '마늘닭'을 팔던 안동 구시장의 닭골목에서 탄생되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정설이다.
대형 프라이드 치킨점에 맞서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맛을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안동찜닭의 매콤달콤한 맛은 토막낸 닭에 채소와 양념을 넣고 졸여서 얻는다.
감자와 당근, 양파, 시금치, 대파 등 야채와 당면에 매운 고추를 사용해 매콤한 맛을 얻고,
간장과 물엿(흑설탕)으로 달콤한 맛을 가미한다.

닭은 가축 중에서 우리 식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이밥에 소고기"는 최고의 조합이었겠지만 소는 경작의 주요 도구라 금육의 대상이다. 
쉽게 얻을 수 없다.
돼지는 하는 일 없이 곡물을 먹는다.
그러나 닭은 풀어두면 들에서 벌레와 잡초 씨앗을 먹는다.
실질적인 식탁 위에선 '꿩대신 닭'이 아니라 '소대신 닭'인 셈이었다.

닭은 다른 육류에 비해 칼로리가 낮고 우수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지방은 껍질이나 배 부위에 편제되어 있어 제거하기 쉽다.
또한 근육 내 지방이 적고 불포화지방산이 65%이상이다. 

백년손님이라는 사위를 가장 귀한 씨암탁으로 대접한다는 말은 가사에서 닭의 위치를 짐작케 한다.
닭은 식생활뿐만 아니라 우리 의식구조에도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는 알에서 태어났고 경주에는 계림(鷄林)이 있다. 우리 민족에게 닭은
위대한 인물의 탄생과 어둠이 끝나고 새로운 날이 밝았음을 상징하는 영물이기도 했다.



소고기 토마토 냉채.
샤브샤브용 소고기를 데쳐 양파와 꼬리고추 등을 채썰어 드레싱을 하고 둘러담은 토마토와 함께 먹는다.
개운상큼한 맛!


↑주말 아침은 여유로워 좋다.
가벼운 음악을 들으며 아내와 나누는 프렌치 토스트와 부추달걀볶음.
더위가 물러간 창밖의 하늘이 푸르다.
"여행을 온 것 같아!"
아내의 말은 흡족하다는 의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