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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잘 먹고 잘 살자 59 - "라따뚜이"

by 장돌뱅이. 2019. 10. 21.



「라따두이」는 픽사(PIXAR) 애니메이션에서 만든 영화 제목이다.

요리사를 꿈꾸는 절대미각의 생쥐와 파리 최고급 식당 주방에서 일하지만 요리를 못해 
구박만 받으며 청소부로 일하는 청년이 힘께  최고의 음식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이다.

픽사가 만드는 애니메이션 영화 - 「라따뚜이」외에도 「토이 스토리」시리즈, 「니모를 찾아서」, 「카」시리즈, 「UP」
등등 - 은
우선 믿음이 간다.  감동과 여운이 있다.
아내와 나는 그중에서도 「UP」을 가장 좋아한다.
백발의 노인이 되어서 가슴 속에 품고 있던 어릴 적 꿈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의 이야기.
그에게 어른의 시간이란
넥타이를 몇 번 매고 풀면 지나가 버리는 단조롭고 덧없는 것이었다.  

흔히들 만화영화를 어린이용이라 여겨서 관람 대상에서 쉽게 제외한다.
하지만 정확히는 '12세 이하 관람가'가 어린이'도' 볼 수 있다는 것이지 어린이'만'  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더군다나 그 내용이 유치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른과 함께 어린이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예술은 어른과 아이들을 동시에 감동시켜야 한다.




*위 사진 : 집에서 만든 라따뚜이. 오븐에 굽기 전과 후


"라따뚜이"
가 영화 제목만이 아니라 음식의 이름도 된다는 걸 어제
푸드스타일링 수업 시간에 처음 알았다.
호박, 가지, 토마토를 둥글게 썰고 양파와 토마토케찹으로 소스를 만들어 오븐에 오래 끓여 만든 채소 스튜였다.
"라따뚜이(ratatouille)"는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의 대표 요리로  음식을 가볍게 섞다, 휘젓다의 뜻을 가진
프로방스의 방언 라타톨라
(ratatolha), 프랑스어 투이예(touiller)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새로운 경험은 아내와 공유를 할 때까지는 아직 완결된 것이 아니다."
평소의 지론을 실천하기 위해 부지런히 자전거 페달을 밟아 귀가를 하여 라따두이를 복습하기 시작했다. 
아내 역시 라따뚜이를 영화 제목으로만 알고 있던 터라 그릇 안에 놓인 색동저고리의 소매처럼 알록달록한 음식을 보고 좋아했다. 
바게트빵 대신에 냉장고에 있는 식빵을 두툼하게 썰어 마늘 소스를 발라 구워내니 그런대로 산뜻한 한끼가 되었다.

식사를 하며 아내와 설악산에 한창이라는 단풍 이야기를 나눴다.
해지고 나면 소슬해진 날씨와 함께 아파트 화단의 풀벌레 소리가 며칠 새 확연히 또렷진 것에도 공감을 했다.
햇살과 단풍이 좋은 날을 골라 어딘가를 오래 걸으며 이 가을의 서정을 놓치지 말자는 작은 다짐도 해보았다.
소소한 이야기들로 저녁이 한결 근사하게 되었다.
커다란 성취나 숨가쁜 도전만이 삶을 더 의미있게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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