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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52 - 길재(吉再)의 「술지(述志)」

by 장돌뱅이. 2019. 12. 2.


↑워커힐호텔에서 있었던 김장담그기 봉사


*50+캠퍼스 활동 종료


↑서울시청 시민기자 학교 수료식


*행사 휴식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가다가 일행에 등을 떠밀리고서도 극심한 경쟁율을 뚫고서야(?) 찍을 수 있었다. 
 시장은 기억 못하겠지만 나는 잊지않을 '일방적'인 사진이다.



올 한 해는 회사생활 할 때만큼 바빴다.
이렇게 말하면 예전에 회사생활을 나태하게 했다는 의미가 될까?
백수로서는 불필요할 정도로 이런저런 일로 바빴다는 이야기다.

개별적으로는 작은 일들이지만 가짓수를 늘이다보니 정신없이 일주일이, 한 달이, 한 계절이 지나갔다.
그래봤자 한시적인 일들이라 12월이 되니 하나씩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지만.

덕분에 모처럼 '백수다운' 월요일을 보냈다.
손자친구와 보낸 일요일은 늘 '즐거운 뻑적지근함'을 남긴다.
오늘은 한껏 늘어진
자세로 그 피곤함을
천천히 풀어보낼 수 있었다.
헬쓰클럽에서도 느긋한 마음으로 스트레칭과 달리기를 했고
미루어두었던 시집은 한줄한줄 꼭꼭 씹어가며 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아내와 영화를 한편 보고 커피를 마시며 한가로운 농담도 나눌 수 있었다.


저녁엔 된장찌개와 파전을 만들어 아내의 '엄지척'을 받았다.
시쳇말로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니면서 뭐하러 그리 잡다한 일을 만들어 쫓기듯 보냈나 싶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무엇이건
적당히 하는 건 참 어렵다.

시냇가 초가에 혼자서 한가로이 사노라니
( 臨溪茅屋獨閑居  임계모옥독한거 )

밝고 바람 맑아 흥겨움이 넘치네
(
月白風淸興有餘  백풍청흥유여 )

손님이 찾지 않아도 산새 지저귀고
( 外客不來山鳥語  외객불래산조)

대밭 언덕에 평상을 옮겨 놓고 누워서 책을 본다
(
移床竹塢臥看書  이상죽오와간)

- 길재「술지(述志) -

길재
(吉再, 1353 ~1419) 이색(李穡정몽주(鄭夢周)와 함께 고려의 삼은(三隱)으로 일컬어지는 학자이다.
이 시를 길재는 16세에 지었다고 한다.
나이의 사회적인 의미가 지금과는 다르겠지만 약관에도 못 미친 나이에는 다다르기 힘든 경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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