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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2019 음식 연말정산

by 장돌뱅이. 2019. 12. 20.

연말이 되니 아내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외부 활동이 11월 말과 12월 초에 끝났기 때문이다.
집에서 음악도 듣고 책도 읽으며 뒹굴거리다가 아내에게 올 1년 간 내가 만든 음식 중에서
특별히 좋았던 것을 고르라고 자료들을 내밀었다. 
올 한 해 우리집 음식은 주로
노노스쿨에서 배운 것이었다.
그 외에 
인터넷이나 요리책을 참고하여 만들기도 했고, 몇가지는 내가 개발한(?) 요리도 있었다. 
일테면 음식에 관한 '연말 정산'쯤 되겠다.


아래 사진들은 그 '정산'의 일부이다.
음식을 만들수록 세밀함에서 아직 부족함이 많음을 느낀다. 
그래도 아내와 즐겁게 먹고 '하느님께 돌리지는' 못 하더라도 '일과 좋은 유머'에는 쓰고 싶다.

먹고 마시면서 대화는 생기를 더해 갔다. 마침내 나는 먹는다는 것은 숭고한 의식이며,
고기, 빵, 포도주는 정신을 만드는 원료임을 깨달았다. (중략)
"먹는 음식으로 뭘 하는가를 가르쳐 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나는 말해 줄 수 있어요.
혹자는 먹은 음식으로 비계와 똥을 만들고, 혹자는 일과 좋은 유머에 쓰고, 내가 듣기로는
혹자는 하느님께 돌린다고 합니다. 그러니 인간에게 세 가지 부류가 있을 수밖에요.  
 -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중에서 -


↑배추전 : 배추잎의 두터운 줄기와 얇은 잎 부분을 고려하여 타지 않도록 부쳤어야 했다. 탄 부분을 잘라내기 전에.


↑신김치두부 : 설명이 필요없는 조합, 두부와 볶은 김치. 막걸리를 부른다.


↑스페인식 오믈렛 : 책으로 배운 음식. 감자와 달걀로 만들어 가끔씩 아침에 먹는다. 붉은 파프리카 장식은 너무 요란했다.


↑고등어 파스타 : 혹시나 고등어의 비린내를 걱정했지만 세상의 고수들은 이미 그런 걸 고려해 두었다.


↑매운두부조림 : "최고의 요리비결"이란 책에서 '득템한' 음식.


↑비빔국수 : 고명으로 얹을 재료를 늘어놓고보니 구절판 같다. 정작 국수사진은 잊어먹고 찍지 못했다.


↑계란대파볶음밥 : 대파의 향이 좋았던!


↑부추양파 : 반죽의 점도, 부칠 때 기름의 양, 뒤집는 시기 등등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렵다.


↑가지들깨소스무침 : 레시피에는 잣을 올리라고 했으나 집에 있는 호두를 볶고 부수어서 올렸다.


↑바삭불고기 : 바싹불고기(?). 어느 게 표준말일까? 암튼 손자친구도 좋아할 것 같은 예감. 


↑삼색해물수제비 : 그러나 당근으로만 색을 내어 주황(단)색해물수제비가 되었다.


↑총각김치볶음밥 : 파 같은 초록색 고명을 올렸으면 좀 더 나은 비주얼이 되었을까? 


↑두부국수 : "푸드스타일링" 강사가 음식의 주재료가 부재료에 너무 많이 가려지면 안 된다고 했는데 국수가 보이질 않는다.


↑마전과 팽이버섯전 : 서울 근교로 귀촌을 한 누나가 직접 재배한 마를 보내주었다. 마전은 감자전과 비슷하다.
                             팽이버섯전은 모양새가 좀 흐트러졌지만 그런다고 부드러운 맛이 어디 가진 않았다. .


↑가지조림 : 가지들깨소스무침과는 다른 맛과 식감의 가지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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