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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61 - 신형건의「봄날」

by 장돌뱅이. 2020. 2. 4.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생기고, 새해에는 기쁜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네살배기
손자 친구도 외워서 알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뒤숭숭한 시간이라
입춘축(立春祝)을 붙이거나 읊조리기가 어설프다.
'온갖 복을 맞아들이기 위해 문을 열기(開門百福來)'는커녕 열었던 문도 닫아야할 판이다.
하필이면 입춘날 이 겨울 들어 제일 강한 추위가 몰려온다고 한다.

그래도 봄이라고 입을 동그랗게 오므려 읊조려 보면
'깨진 무릎'의 시간이 지나고 조만간 '새 움 트는'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도 같다.


엄마, 깨진 무릎에 생긴
피딱지 좀 보세요.
까맣고 단단한 것이 꼭
잘 여문 꽃씨 같아요.
한번 만져 보세요.
그 속에서 뭐가 꿈틀거리는지
자꾸 근질근질해요.
새 움이 트려나 봐요.
- 신형건, 「봄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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