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62 - 유안진의 「밥해주러 간다」

by 장돌뱅이. 2020. 2. 5.

손자친구를 보러 가거나 영상 제작 수업에 참석하거나 헬스클럽에 가는 등의 정해진 일을 빼곤 새로운 약속을 삼가고 있다.
에서 돌아올 때마다 평소보다 좀 많은 양의 장을 본다. 외출을 최소화 하려는 의도다.
바이러스 때문이기도 하고 아내의 컨디션이 좀 좋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둘이서 책을 읽고 텔레비젼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낸다.

이럴 때 음식을 만들고 아내와 함께 먹는 일은 오붓하다.
삶을 같이 한다는 건 밥을 같이 먹고 잠을 같이 잔다는 말이다.
음식엔 먹는 즐거움만이 아니라 준비를 하는 즐거움도 들어있다.
아내의 취향을 떠올리며 양념을 조절하는 시간은 감미롭고 평화롭다.

혼자 있으면 식사는 그냥 빈속을 채우는 기계적인 행위가 된다.
간단히 사먹거나 인스탄트 식품을 데워 먹는다.
상대가 있을 때 음식은 나눔과 공유라는 본질을 발현한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끼니에 지고의 가치를 더한다.


적신호로 바뀐 건널목을 허둥지둥 건너는 할머니
섰던 차량들 빵빵대며 지나가고
놀라 넘어진 할머니에게
성급한 하나가 목청껏 야단친다

나도 시방 중요한 일 땜에 급한 거여
주저앉은 채 당당한 할머니에게
할머니가 뭔 중요한 일 있느냐는 더 큰 목청에

취직 못한 막내 눔 밥해주는 거
자슥 밥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게 뭐여?
구경꾼들 표정 엄숙해진다.

- 유안진의 밥해주러 간다」-


↑마 구이


↑달걀김국


↑새송이버섯들깨소스무침


↑김치비빔국수


↑굴전


↑양배추샐러드


↑구절판쌈


↑연어스테이크


↑가지조림


↑카레라볶이


↑오징어무국


↑순두부덮밥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