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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내가 읽은 쉬운 시 159 - 최영미의「공은 기다리는 곳에서 오지 않는다」

by 장돌뱅이. 2020. 1. 28.


축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다.
국가대표팀이 "청룡팀"과 "백호팀"이란 1,2진으로 나뉘어져 있던 70년대 초부터 축구 팬이었다.
아니 그 이전의 "양지팀"이라 부를 때부터라고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서윤찬, 임국찬, 정병탁, 정규풍, 이회택, 박이천, 정강지, 등의 이름을 여전히 기억한다.
태국의 킹스컵이나 말레이지아 메르데카컵의 라디오 중계에 귀를 기울이고 
서울운동장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 중계를 프로레스링 김일의 박치기만큼 좋아했다. 
지금  K-리그 팀 중에서는 FC서울을 응원한다.
쉬임없이 상대와 부딪히며 뛰어야 하는 단순한 격렬함의 매력에 나는 오래 열광해온 것이다.

설날 연휴 기간이었던
26일 AFC U-23챔피언쉽에서 우리나라 팀이 우승을 했다.
조별 예선전부터 결승까지 전승을 한 것도 흔치 않은 기록이었다.
그것도 이란, 우즈베키스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아시아에서 내노라하는 강호들을 모두 이긴 것이다.
방콕 교민잡지의  지인이 경기를 직접 취재를 하고 있었다.
그에게 카톡으로 현장 분위기를 전달 받으니 여느 경기보다 더욱 흥미로웠다.
연장전까지 이어진 결승전 경기가 끝난 늦은 밤 그가 위에 첨부한 생생한
사진 몇 장을 보내주었다.

스포츠를 굳이 인생에 비할 건 없지만 축구가 끝난 후 뒤적거리던 시집에서 옮겨본다.

알제리 대학의 골키퍼였던 카뮈에게 '공'은
몸을 던져 막을 무엇이었고,
후보선수인 내게 공은
어떻게든 만지고픈 무엇이었다.
공은 그가 기다리는 곳에서 오지 않았다.
그가 보지 못한 뒤에서 날아온 공이 그를 쓰러뜨렸고
내가 기대하지 않던 친구들이 나를 살렸다.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 공이 오고가며 게임이 완성된다.
-최영미의 시, 「공은 기다리는 곳에서 오지 않는다」 -

사는 일은 종종 기다리는 곳으로 오지 않는 '공'에 뒷통수를 맞곤 하는 법이지만,
어쩌랴!

그것도 삶이란 '게임'의 일부일 것이고 '게임'은 늘 그렇게 완성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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