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 길을 따라 곳곳에 5월의 꽃들이 숨은 듯 화사하게 피어있다.
아내와 걷기를 시작한 지 10일쯤 되었다. 매일 조금씩 거리를 늘여가며 걷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일이라 내딛는 한발한발이 새롭다.
걸으면서 나누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의 재미도 그렇다.
사람들은 코로나의 역설이라며 맑아진 공기와 물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사람들의 일상을 묶어두고 좋아진 자연은 지속성을 가질 수 없다.
일상을 회복하는 즉시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는 우리가 영위하는 일상 자체의 건강성을 묻는 문진(問診)인지도 모른다.
비록 코로나가 강요했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우리가 겪는 불편함의 의미를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숲에서 나와야 숲 전체 모양이 보이듯 우선은 익숙했던 삶의 관성들로부터 벗어나 보는 것이다.
사람들과 거리를 유지하여 코로나로부터 서로를 지키듯, 성급하게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하기보다는
자신의 일상과 거리를 두고 조용히 바라보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한 시간이다.
코로나 이후에는 뭔가 다르게 살아야 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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