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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내가 읽은 글

콩, 덕분에 잘 놀고 잘 먹었다

by 장돌뱅이. 2020. 7. 29.







서울 인근으로 귀촌을 한 누님은  수 년 째 농사를 짓고 있다.
귀촌 전까지 농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살아왔음에도 누나는 특유의 열정으로 다양한 품목을 능숙하게 키우고 있다. 
규모도 만만치 않다. 밭농사뿐이지만 가히 영농후계자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덕분에 가끔씩 누나가 손수 지은 이런저런 농산물을 받게 된다.
이번에는 호랑이강낭콩이었다.

나는 콩 반 쌀 반을 넣고 지은 밥, 아니 콩이 더 많아도 좋아할 정도라 서둘러 콩을 깠다. 
그 중 일부는 손자친구를 위해 까지 않은 채로 남겨두었다.
아이들에겐 로보카 폴리나 타요버스만이 아니라 모든 게 놀잇감이 된다.

기대했던 대로 친구는 신이 나서 콩을 깠다.
콩밥도 자신이 직접 손으로 만졌다는 재미와 자부심이 더해져인지 잘 먹었다.
콩아, 덕분에 잘 놀고 잘 먹었다!
 

콩타작을 하였다 
콩들이 마당으로 콩콩 뛰어나와 
또르르또르르 굴러간다 
콩 잡아라 콩 잡아라 
굴러가는 저 콩 잡아라 
콩 잡으러 가는데 
어, 어, 저 콩 좀 봐라 
쥐구멍으로 쏙 들어가네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의 「콩, 너는 죽었다」-



며칠 전 별도로 주문한 옥수수 몇 개도 손자친구를 위해 껍질째 남겨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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