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서울숲을 걸었다. 날씨는 우중충했지만 기온은 벌써 봄이었다.
공원길에는 여느 때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코로나로 멀리 가기 힘들고, 5인 이상
모일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너도나도 가까운 공원으로 나온 것 같았다.
서울숲 근처 대부분의 카페는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이름난 빵집과 음식점 앞에는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서 있기도 했다.
우리도 자주 가는 카페의 야외 좌석에 앉아 커피를 나눌까 생각했지만
막상 가서 보니 사람들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북적임이 비로소 사람 사는 세상 같았다.
코로나의 위험성을 염려하지 않고 저런 풍경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 정현종,「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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