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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새해 첫날

by 장돌뱅이. 2022. 1. 2.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인상, 해돋이」, 1873


어제와 크게 다를 리 없는 날이지만 새해라는 상징에 아침 공기부터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첫날이면 세우기 마련인 '작심삼일'의 결심도 없이 하루를 보냈다.
세상의 온갖 불협화음에 오늘 하루는 귀를 닫고 괜스레 흥분하지 않기로 했다.

 늘 하듯 음식을 만들고 아내와 나누었다.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의 "Feels So Good"을 들으며 아내는 성경을 쓰고 나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강변을 산책하며 묵주기도를 했다. 추위가 풀려 평소보다 길게 걸었다.
손자들의 새해 인사는 영상으로 받았다. 첫째는 나이가 한 살 더 먹어 '더 형아'가 된 것에 흐뭇해했다.

  

 


우리나라를 지난 새해는 오후 2시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사이로 존 레넌의 "Imagine"이 흘러나왔다.  

"···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

TV화면 촬영


아무쪼록  새 기운을 담은 투명한 햇살이 온 세상에 퍼지며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들을 하루만이라도 몰아냈으면 좋겠다.


캄차카의 젊은이가
기린 꿈을 꾸고 있을 때
멕시코의 아낙네는
아침 안개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의 소녀가
침대 위에서 뒤척이며 미소 지을 때
로마의 소년은
머리맡을 물들이는 아침 햇살에 윙크한다

이 지구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아침이 시작된다

우리는 아침을 릴레이하는 것이다
가볍게 가볍게
그렇게 그렇게 번갈아 지구를 지킨다

잠들기 전 잠시 귀를 기울이면
어느 먼 곳에서 자명종이 울린다

그것은 당신이 보낸 아침을
누군가가 꽉 움켜쥐었다는 증거다

- 다니카와 슌타로, 「아침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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