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크게 다를 리 없는 날이지만 새해라는 상징에 아침 공기부터 조금은 다르게 느껴졌다. 첫날이면 세우기 마련인 '작심삼일'의 결심도 없이 하루를 보냈다. 세상의 온갖 불협화음에 오늘 하루는 귀를 닫고 괜스레 흥분하지 않기로 했다.
늘 하듯 음식을 만들고 아내와 나누었다. 척 맨지오니(Chuck Mangione)의 "Feels So Good"을 들으며 아내는 성경을 쓰고 나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강변을 산책하며 묵주기도를 했다. 추위가 풀려 평소보다 길게 걸었다. 손자들의 새해 인사는 영상으로 받았다. 첫째는 나이가 한 살 더 먹어 '더 형아'가 된 것에 흐뭇해했다.
우리나라를 지난 새해는 오후 2시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도착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사이로 존 레넌의 "Imagine"이 흘러나왔다. "···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
TV화면 촬영
아무쪼록 새 기운을 담은 투명한 햇살이 온 세상에 퍼지며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들을 하루만이라도 몰아냈으면 좋겠다.
캄차카의 젊은이가 기린 꿈을 꾸고 있을 때 멕시코의 아낙네는 아침 안개 속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뉴욕의 소녀가 침대 위에서 뒤척이며 미소 지을 때 로마의 소년은 머리맡을 물들이는 아침 햇살에 윙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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