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술을 나누며 두 해 전 이맘때쯤 먼길을 떠난 겨레붙이를 이야기했다. 그가 생전에 좋아하던 음악을 들으며 해맑고 즐거웠던 순간의 사진과 기억들을 아프게 들춰보았다. 헤어짐과 상실에 절망하고 허전해하다 결국 받아들이며 삶이 지속되는 것이겠지만, 남에게는 어깨를 토닥이며 해줄 수 있는 그 말이 당사자인 우리에게도 유효한 위로가 되기에는 2년의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내년에는 우리도, 먼곳의 그도 더 편안해지기를.
내가 잠든 사이 울면서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여자처럼
어느 술집 한 구석진 자리에 앉아서 거의 단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채 술잔을 손으로 만지기만 하던 그 여자처럼 투명한 소주잔에 비친 지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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