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로 전주MBC의 3부작 다큐멘터리『육식의 반란』을 보았다.
2012년 12월에 방송된 『육식의 반란』1편 "마블링의 음모"는 이른바 '꽃등심'이나 '와규(和牛)',
'투뿔(++)' 등으 로 부르는 소고기 지방(마블링)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블링은 소들을 광활한 목초지에 소를 풀어놓는 방목에서 공장식 축산으로 전환하면서 생겨난 '문제'다.
미국 축산업자들은 짧은 기간에 대량 생산을 할 목적으로 소들을 축사에 가두고 활동을 제한하였다.
또한 사료를 풀 대신 옥수수를 먹이면서 소의 육질에 마블링이 생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렇게 만든 소고기는 연한 육질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마블링의 신화는 일본과 한국으로 전해져 근육 사이에 지방이 미세하게 분포된 소고기를 최고급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소고기의 지방은 돼지고기의 그것과는 달리 몸에 좋다는 속설이 있지만 사실은 어느 것이나 몸에 해로운 기름덩어리일 뿐이다. 현재 미국이나 호주에서 소비자들이 마블링이 없는 고기를 선호하는 이유이다.
소고기가 흔한 세상이 되었다. 전국의 거의 모든 지자체마다 자신의 이름을 딴 상표의 한우를 내놓는다. 한우의 등급체계가 마블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탓에 어느 곳이나 지방 함량이 높은 소고기를 경쟁적으로 생산한다.
한동안 나도 '두부처럼 부드러운 식감'의 꽃등심을 최고로 쳤다. 지금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찔깃찔깃 씹는 맛이 있는 육질의 소고기를 찾게 되었다. 건강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어렸을 적 먹던 소고기 맛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부터이다.
『육식의 반란』의 2편 "분뇨사슬"은 공장화 된 대량 사육이 불러온 환경오염에 관해 말한다.
우리나라 소, 돼지, 닭은 약 4천만 마리라고 한다. 이들은 서울의 인구를 상회하는, 사람 1,400만명에 해당하는 똥과 오줌을 배출한다.
(소 한마리는 사람 16명 분량의 배설물을 내놓는다. 200마리의 돼지는 하루에 똥 4톤과 오줌 5톤을배출한다. 6만 마리의 닭을 키우는 양계장에서는 한 주에 89톤의 배설물이 나온다.)
문제는 다량의 살충제와 항생제가 함유된 이 엄청난 양의 오물을 처리할 비용은 높고, 시설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혹은 고의적으로 많은 양의 오물이 바다나 하천에 버려진다.
그 결과, 좁은 국토의 우리나라는 세계 제1의 토양 오염 위험국가가 되어버렸다. 문제의 해결은 처리 시설을 늘리는 데 있지 않고 가축 사육 수의 조절에 있다. 그를 위해선 육류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감소해야 한다. 다시 말해 각자가 고기를 덜 먹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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