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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바쁜(?) 백수 생활

by 장돌뱅이. 2021. 6. 14.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해마다 혹은 몇 년에 한번씩 이즈음에 열리는 대회도 있고, 작년에 코로나로 열리지 못하고 연기되었다가
이제야 열리는 대회도 있다.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선수나 팀들이라도 세계 최고 수준의 박진감 있는 경기에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아내도 나만큼이나 스포츠를 좋아한다. 우리는 어떤 이유를 만들어 응원 대상을 정하고 함께 중계를 본다.
응원 대상이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어느 경우나 그게 즐거운 이유가 된다.
유일한 문제는 가진 게 시간뿐인 백수라지만 많은 경기가 너무 늦은 밤 시간이나 이른 새벽에 열린다는 점이다.
백수에게도, 아니 외적 강제가 없는 백수일수록 규칙적인 생활과 시간 관리가 더 필요한 법이므로.^^





1. 2021 ROLAND GARROS, PARIS

롤랑가로스 대회는 파리오픈 테니스 대회의 다른 이름이다.
롤랑가로스는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프랑스의 전쟁 영웅으로 대회 주 경기장에 그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올해 남자 단식 결승은 세르비아의 조코비치와 그리스의 치치파스가 벌인다.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34살이고 5위인 치치파스는 22살이다. 아내와 나는 치치파스를 응원한다.
죠코비치가 싫어서가 아니다. 단지 오랫동안 나달, 페더러, 조코비치의 '빅3'가 나누어온 세계 대회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치치파스가 경기를 리드하고 있다.
한국 선수 권순우는 대회 3라운드(32강전)에서 패해 탈락한 바 있다.

아내는 호주오픈-파리오픈-윔블던-US오픈의 4개 대회 직관을 버킷리스트로 삼을 정도로 테니스에 관심이 많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아마 작년에 파리오픈과 윔블던 대회를 가볼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치치파스는 세트 스코어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를 당했다.



2. UEFA EURO2020
원래 작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연기되어 올해 6월 12일부터 한 달간 열리게 되었다. 
대회 명칭은 4년마다 개최해온 전통에 맞추기 위해 유로2020으로 유지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의 우승을 점친다지만 누가 알랴! 흔히 말하듯 '공은 둥글다'.

나는 테니스와 같은 이유로 레반도프스키의 폴란드를 응원한다.
매 대회마다 우승을 나누어 먹는 강팀들을 제외하고 응원의 대상을 찾은 것이다. 

레반도프스키는 올해 분데스리가에서 41골로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을 경신한 선수다.
유로대회에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참가하면 대회 수준만으론 그게  실질적인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3. COPA  AMERICA

CONMEBOL(남미 축구연맹)이 주관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대회다.
첫 대회가 1916년에 열려 1930년에 시작한 월드컵보다 오래되었다.
2년마다 열리던 대회였으나 2007년부터는 4년마다 열리고 있다.

이른바 'MSN'(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즈, 네이마르) 같은 내노라하는 남미 축구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특히 스페인 라리가(LA LIGA)에서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운 전설이면서도 국가대표로서는 메이저 대회의
우승 경험이 없는 불운의(?) 메시에게 관심이 간다.
그의 나이가 34세이니 내년 월드컵은 몰라도 코파아메리카 대회는 아마 이번이 마지막 대회일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 시간이 주로 아침 시간대에 잡혀 있어 그런대로 관람이 수월한 장점이 있다. 



4. NBA FINALS

미국 프로농구의 플레이오프가 열리고 있다.
미국에 주재하던 시절 TV로 자주 접하던 NBA는 파워와 높이, 그리고 기량에서 차원이 다른 농구를 보여주었다.
2미터를 넘나드는 키의 거구들이 민첩한 움직임과 고무공 같은 탄력, 허공에서 예상치 못한 몸놀림으로
슛을 던지는 묘기에 경기마다 수십 번의 감탄사를 흘리곤 했다.   

특히 코비 브라이언트에 매료되어 아내와 나는 LA LAKERS의 팬이 되었다.
전성기의 코비는 마이클 조단에 버금간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현란한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그의 경기가 있는 날은 퇴근을 서둘렀고 그가 이끌어낸 여러 번의 짜릿한 승부에 빠져들었다.
귀국을 해선 NBA가 일상의 관심사에서 좀 멀어졌지만 그래도 플레이오프 시즌은 잊지 않고 챙겨 보았다.
코비는 은퇴를 했고 안타깝게도 작년 1월 헬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다.
(*이전 글 :  https://jangdolbange.tistory.com/214
                     http://jangdolbange.tistory.com/723

                     http://jangdolbange.tistory.com/780  )

LA LAKERS는 현역 최고의 선수라는 르브론 제임스의 활약으로 2019-2020 시즌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서부지구 QUARTER FINAL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여전히 강인해 보이긴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도38살의 나이는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지금은 서부와 동부 지구 SEMI-FINAL이 진행 중이다.
아내와 나는 레이커스 대신에 LA CLIPPERS를 응원하고 있다. 레이커스와 같은 지역 연고라는 게 이유다.
현재 리그 1위 팀인 유타 재즈에게 게임 스코어 2:1로 뒤지고 있다. 
클리퍼스마저 탈락하면 또 다른 팀을 응원할 이유를 찾을 것이다. 사랑은(?) 변하기도 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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