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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바로 그래서 부르는 "죽창가"!

by 장돌뱅이. 2021. 7. 1.

김용민의 그림마당


얼마 전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낸 개인청구권 소송"에서 서울지방법원은 소송 각하 판결을 내렸다. 


판결문은 '한일협정에 따라 개인청구권도 소멸되었다거나 국제사회가 일제 식민지배를 불법으로 보지 않고 있다' 등의 반인륜적이고 반국가적인 역사관으로 일관하였다. 이러한 논리는 일본 외무성이나 일본 최고 재판소 견해에도 반하며 우리나라 친일인사나 일본의 극우 정치인들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이었다.

또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들여온 돈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느니, (소를 인용할 경우) '대일관계·한미동맹이 훼손될 수 있다'느니 하여 재판부의 판결이 법조문에 근거한 객관적·양심적 행위가 아니라 판사 개인의 정치적 견해에서 비롯되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그 충격과 분노가 가시기도 전에 한 유력 대선 주자가 최근에 비슷한 언급을 했다. "외교는 현실에 입각해야 하는데 이념 편향적 '죽창가'를 부르다가 한일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졌다"는 것이다.

그럴까?  강도가 우리집 안방을 침범하여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고, 우리를 노예처럼 부리고도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외교·경제 등 다방면으로 우리를 공격하고 국토의 일부조차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현실에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실리이고 친선라는 말일까?
지난 일은 그냥 잊고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가깝게 다가서는 것만이 현실적인 능사일까?
( *이전 글 참조 : "일본아, 나는 너의 나라를 주어도 싫다" )

이런 망발들이 아직 존재하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죽창가"는 여전히 유효하고 필요해 보인다.
"죽창가"의 노랫말은 원래 김남주의「노래」라는 시였다.

이 두메는 날라와 더불어
꽃이 되자하네 꽃이
피어 눈물로 고여 발등에서 갈라지는
녹두꽃이 되자 하네

이 산골은 날라와 더불어
새가 되자 하네 새가
아랫녘 윗녘에서 울어예는
파랑새가 되자 하네

이 들판은 날라와 더불어
불이 되자 하네 불이
타는 들녘 어둠을 사르는
들불이 되자 하네

되자 하네 되고자 하네
다시 한번 이 고을은

반란이 되자 하네
청송녹죽(靑松綠竹) 가슴으로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 죽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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