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이도 마스크라는 걸 일상적으로 써야 하는 코로나 시대.
익숙해진 듯 크게 거부하지 않는 아이의 모습이 기특하다기보다는 애처롭다.
그래도 이 북새통에 쑥쑥 자라서 어느덧 세상에 나온 지 1년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 아빠야 밤잠 못 이루는 시간이 많았겠지만,
생글생글 해맑은 모습이 오늘 갑자기 누군가 문 앞에 갖다 놓은 선물 같다.
정작 공치사를 들고 나온 건 첫째였다.
2호가 자기 나이가 되면 그 밑에 동생을 하나 더 만들어주라는 것이다.
자기가 동생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야 한다며.
동생을 향한 첫째의 자못 어른스러운(?) 시샘이 덕담처럼 분위기를 띄웠다.
둘째와 '특별히' 고생한 첫째, 그리고 그들과 특별하게 맺어진 우리들은 지난 1년을 조촐하게 축하했다.
"물뿌리게 같은 햇살 속 병아리들이 엄마 아빠 섞어 부르며 키질 위 메주콩처럼 몰려다니는"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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