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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태국

'드디어' 방콕에 가다 1

by 장돌뱅이. 2022. 7. 2.

회사 업무와 개인적인 가족 여행으로 수십 번은 들락거렸을 방콕에 대한 여행기를 쓰면서 제목에 '드디어'를 붙인 것은 말할 것 없이 코로나 때문이다. 2019년 12월에 베트남을 여행을 마지막으로 두문불출하였으니  출입국 심사대에 서 본 것이 2년 6개월 만이고, 태국은 5년 만이라 '드디어'라는 표현을 써도 과장은 아니겠다.  

코로나가 느슨해졌다고 하지만 오고 가는 길이 여전히 예전보다 번거롭다.
먼저 태국 여행에 '타일랜드 패스'가 필요했다.
백신 영문접종 확인서와 의료비 일만 불을 보증하는 여행보험서 등의 몇 가지 사항을 사이트( https://tp.consular.go.th/)에 접속, 입력하니 한 나절만에 승인 QR코드가 메일로 왔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승인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절차고, 인터넷에 뭔가를 올리는 일이 컴맹 수준이다 보니 은근히 부담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그냥 공항에서 간단히 들었을 여행자 보험을 직접 인터넷에서 하는 일도 번거롭게만 느껴졌다. (타일랜드 패스는 7월 1일부로 폐기되었다.)


돌아오는 길도 번거롭긴 마찬가지였다.
귀국 48시간 이내에 현지에서 PCR검사를 받아야 했다. 혹시라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귀국이 불가하므로 'Not detected'란 결과 통보를 받을 때까지 설마하면서도 신경이 쓰였다.


이것만으로 끝이 아니었다.
한국 도착 후 귀국 절차를 간단히 하기 위해서 흔히 Q-CODE 라 불리는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uarantine Information Pre-entry System, https://cov19ent.kdca.go.kr/cpassportal/ )에 검역정보(예방접종, PCR 음성 확인서, 건강상태 등)를 입력해야 했다. Q-CODE를 받지 않아도 입국은 가능 하지만 도착 후 검역 과정을 통고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입국 후에도 한 가지 절차가 더  있다.
해외 입국자의 의무 격리 기간은 해제되었지만 입국 후  3일 이내 다시 한번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입국 후 하루가 지나자 보건소에서 먼저 검사를 받으라는 연락을 해왔다. (이럴 때 소설 『1984』에 나오는 '빅 브라더'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코끝이 찡'하는 검사를 한 번 더 받고 이튿날 '음성' 확인 문자를 받은 후에야 입국 절차가 완료되었다.

글로 적으니 대단한 과정인 것 같지만 예전에 비해 조금 달라졌을 뿐이고, 따지고 보면 출입국신고서 한두 장 더 쓰는 정도의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늙은 세대라 그런지 인터넷에 뭔가를 입력한다는 게 귀찮고 부담스럽다. 글자 하나의 실수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을 땐 쩔쩔매고 당황스러워 하기 일쑤다. 
'포스트 코로나'나 '위드코로나' 시대가 아니더라도 출입국 절차에도 인터넷의 의존도가  점점 더 높아질 것 같다. 기계를 파괴한 영국의 러다이트(Luddite)운동이 산업혁명을 막지 못했듯, 시대가 거꾸로 갈 리는 없으니  인터넷이란 새로운 문명에도 앞으로는 더 친숙해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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