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을 마치면 배가 출출해져 온다. 아니 출출해져 오면 수영을 마친다.
여행 중의 허기는 즐거움을 부르는 신호다.
엠콰티어, 센트럴 엠버시, 아이콘시암, 시암파라곤 같은 방콕의 쇼핑몰에는 거대한 푸드코트가 자리 잡고 있다. 고급 음식점도 있지만 길거리 음식을 모아놓은 곳이 많아 반드시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다.
구태여 멀리 '숨어 있는' 맛집을 찾아갈 필요가 없다.
샤워를 하고 새옷으로 갈아입은 개운함을 방콕의 더위로 다시 땀에 젖게 하기 싫어 오후 식사와 산책은 주로 쇼핑몰에서 했다. 손자와 한국에서 고생하는(?) 주변 사람을 떠올리며 작은 물품을 사는 소소한 재미도 곁들일 수 있었다. 방콕의 쇼핑몰은 자칫 길을 잃을 정도로 규모가 큰 데다 다리가 아프면 쉬어갈 카페도 의자도 많아 아내와 나에겐 완벽하달 수 있는 식사 장소이자 산책 코스였다.
엠콰티어(Emquatier)의 식당가는 달팽이처럼 나선형의 구조로 되어 있다.
오른쪽으로 돌면서 왼편에 줄지어 있는 식당 중에서 적당한 곳을 고르면 된다.
거의 이름난 식당이어서 어느 곳에 들어가도 실패의 확률은 낮다.
이곳에서 보트누들을 먹어보았다. 이름 그대로 배에서 팔고 사 먹던 국수라고 한다. 수상도시였던 방콕에서 수로 사이를 누비며 팔던 국수였을 것이니 예전부터 있어왔을 것이나 어떤 이유로 최근에 인기 메뉴로 부상한 것 같다. 곳곳에서 보트누들이란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태국 쌀국수에 비해 고기가 좀 많이 들어간 점만 다를 뿐 크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다.
센트럴 엠버시(Central Embassy)는 방콕 스카이 트레인(BTS) 플런칫(Ploenchit) 역 근처에 있다.
다른 쇼핑몰에 비해 공간이 넓고 여유로워서 시원스럽다.
지하에 잇타이라는 길거리음식 코너가 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6층에 있는 서점 "OPEN HOUSE"였다.
서점이라기보다는 카페에 가까운 공간이었다. 몇몇 아이들이 곳곳에 설치된 소파에서 처럼 편안한 자세로 책을 보고 있었다. 이곳에서 "THE COMPLETE THAI COOK BOOK"을 샀다. 아직 나의 요리 실력이 태국 음식을 할 만큼은 아니지만 구경이라고 해보겠다는 생각이었다. 자꾸 들여다보면 관심이 갈 테고 관심이 있으면 언젠가 몇 가지는 만들 수 있으리라는 소망도 가져보면서.
아이콘시암(Iconsiam)은 2018년에 개장한 가장 최신, 최대 규모의 쇼핑몰이다.
짜오프라야 강변에 있어 도심 쪽에서 가려면 BTS 사판탁신(Saphan Taksin) 역에서 내려 셔틀보트를 타야 한다. 일층에는 쑥 시암(Sook Siam)이라는 먹거리 시장이 있다. 인공 운하까지 만들어 옛 방콕의 전통 수상시장을 재현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이번 여행의 목적 중의 하나인 두리안을 먹어 보았다.
아내는 조심스레 맛을 음미하다간 이내 얼굴이 환해졌다.
"이 맛난 걸 왜 예전 인도네시아에 살 때는 못 먹었지?!"
시암 파라곤(Siam Paragon)은 우리 가족이 제일 많이 방문한 곳이다.
딸아이가 학생일 때부터 방콕 여행을 할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렸기 때문이다. 쇼핑보다는 음식을 먹으러 자주 갔다. 손자 친구도 이미 이곳에 있는 어린이 테마 클럽 키자니아를 방문하여 소방관과 의사, 그리고 비행기 조종사가 되어 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방콕에 올 때마다 이곳 고멧 마켓에서 여러가지 태국 음식 소스를 산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태국 음식을 만들어 여행의 여운을 이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여행과 사진 > 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드디어' 방콕에 가다 6 (0) | 2022.07.06 |
|---|---|
| '드디어' 방콕에 가다 5 (0) | 2022.07.05 |
| '드디어' 방콕에 가다 3 (0) | 2022.07.03 |
| '드디어' 방콕에 가다 2 (2) | 2022.07.02 |
| '드디어' 방콕에 가다 1 (0) | 2022.07.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