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독서모임 "동네북(BOOK)"에서 투표로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9월 도서로 선정했다.
『거꾸로··· 』는 80년대에 처음 읽었다. 세월이 흐른 터라 자세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 다만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거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어떤 '무기'를 얻어내기에 『거꾸로··· 』가 특별히 예리한 시각을 담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했던 기억만 남아 있다. (독서가 반드시 어떤 '무기'를 득템해야 하는 긴장된 행위일 리 없음에도 왜 그 시절엔 그런 쑥스러운 표현을 썼던 것인지······)
그리고 이번에 『거꾸로··· 』가 책 선정 후보군에 올랐을 때 그 시절 그런 정도의 '거꾸로'는 이미 일반적인 교양의 '똑바로'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국정교과서와 신문 방송을 동원해 국민에 주입" 하려는 국가 권력의 역사 해석이나 "반공주의와 친미주의라는 이념의 색안경"을 쓴 시대착오적인 목소리도 여전히 소란을 피우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책 선정 투표를 할 때 『거꾸로··· 』에 나도 한 표를 더했다.
'무기'와 교양, '거꾸로'와 '똑바로'는 정반대의 표현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이음동의어라는 판단에서였다. 거기에 "다룬 사건은 거의 같지만 그대로 둔 문장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다시 썼다"고 책을 추천한 회원들의 말도 전면 개정판 『거꾸로··· 』에 대한 궁금증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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