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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하늘의 바람이 춤추게 하라

by 장돌뱅이. 2022. 9. 23.

매일 아침 짧은 글을 카톡으로 보내주는 지인이 있다.
주로 자신이 찍은 사진에 자신의 단상을 쓰는데 오늘은 다른 사람의 글을 링크해서  보내주었다.
책을 소개하는 광고성 글이었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이 와닿았다.

(* 링크 : 두 남녀 사이에.. | 북스피릿 )

구스타브 카유보트(Gustave Caillebotte) 〈오르막길〉 1881


나는 칼릴 지브란의 글로 답을 해주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어라.
그래서 하늘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마라.
그보다 너희 혼과 혼의 두 땅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한쪽의 빵만을 먹지 마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각기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어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마라.
오직 생명의 손길만이 너희의 가슴을 가질 수 있다.
함께 서 있어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마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는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으니.

사실 살면서 여러 번 들어온 말이고 들을 때마다 공감하는 말임에도 실제 생활에선 실패의 기억이 적지 않은 말이기도 하다. 특히 40년을 가까이 살아온 아내에게 그렇다. 아내만의 독특함과 다름을 자꾸 나의 틀 속에 넣으려는 욕심이, 소소한 때로는 격렬한 마찰을 빚곤 한다. 오늘 아침 나와 지인은 "(아내라는) 인생보스가 허용하는 거리까지만" 다가서자고 다시 한번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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