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이라고 한다.
내겐 실감나지 않는 말이다. 첫째와 둘째 손자는 내게 완벽하게 동급이다.
첫사랑 손자1호는 조리원을 나와 우리 집에서 한 달 넘게 같이 보낸 것을 시작으로 같이 보낸 물리적 시간이 많았다. 해외여행도 몇 번 같이 했다. 특히 코로나 유행 시기에는 거의 매일 보다시피 했다. 제 부모보다 아내와 나를 더 좋아하는 것도 이해가 갈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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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는 같이 보낸 시간이 1호에 비해 짧다. 코로나 와중에 태어나 직접 만나지 못하고 영상으로 첫 대면을 대신해야 했다. 조리원을 나와선 우리 집에서 함께 하지도 못했다. 해외여행은커녕 코로나 때문에 국내여행도 겨우 두 번만 했을 뿐이다. 게다가 딸아이네가 돌보미를 고용해서 1호만큼 아내와 내가 놀아줄 시간이 많지 않았다. 1호의 시샘을 고려해서 함께 있을 땐 의식적으로 피하기도 했다.
애닯고 미안할 뿐이다.
그런데도 2호가 나를 유난히 좋아하는 건, 식구들 말마따나 미스터리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두 보물들과 나누는 영상 통화는 즐거움이다.
특히 아내의 활동 반경이 제한된 요즈음은 그 즐거움이 더욱 크다.
1호와는 주로 수수께기를 주고받고 2호와는 매일 과장된 표정이나 동작을 반복한다.
반복을 싫증내지 않는 건 아이들의 특징 중의 하나다.
거기에 나날이 늘어가는 2호의 개인기는 아내와 나를 넘어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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