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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제주 함덕 5

by 장돌뱅이. 2022. 10. 23.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의 소설 제목처럼 아침에 한라산은 보이지 않았다.
한라산이 있던 자리는 구름에 가려 마치 지평선이 있는 듯했다.

오늘은 아침 산책을 나가지 않았다. 미숫가루와 달걀프라이로 아침을 먹고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경기를 보았다. 샌디에고 파드레즈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3차전이었다. 우리나라 김하성 선수가 샌디에고의 1번 타자로 뛰었지만, 김하성 선수가 없었더라도 아내와 나는 샌디에고를 응원했을 것이다. 7년 넘게 살았던 곳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다. 미국에 사는 동안 샌디에고의 홈구장 펫코파크를 여러 번 갔었다. 미국의 다른 지역을 여행을 할 때마다 그곳의 야구장을 방문하는 것을 계획에 꼭 넣었다. 오늘 샌디에고는 져서 시리즈 통산 1 : 2로 밀리게 되었다. 김하성은 무안타였다.
(오후에 벌어진 우리나라 프로 야구경기는, 평소 응원했던 팀은 아니었지만, 포스트 시즌에 한해 응원했던 KT가 졌다. 이제는 LG트윈스를 응원할 참이다.)

*이전 글 참조 : https://jangdolbange.tistory.com/1999)

스포츠의 부활을 기다린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가져온 일상 속의 변화와 고통은 여러가지다. 그중에 하나가 스포츠 경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비상시국에 한가하게 그까짓 스포츠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jangdolbange.tistory.com

아침 산책을 거른 대신 평소보다 먼 거리를 걸어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아내도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거뜬히 걸어냈다. 제주도에 와서 불과 며칠 사이에 회복 속도가 빨라진 느낌이다.

식당은 "고집돌우럭 함덕점". 만석으로 웨이팅 리스트에 올리고 대기해야 했다. 평소의 나는 아무리 맛난 음식도 기다려가며 먹지 않는다. 하지만 아픈 아내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닐 수 없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손님들은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웨이팅 리스트조차도 마감이 되고 말았다. 한 시간쯤 기다린 끝에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도대체 어떤 음식이길래 이 난리인가 하고 첫 술을 떠보곤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그럴만한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아내와 해변길을 따라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아내의 상태는 기대 이상이었다.

숙소에 돌아와 아내는 다시 잠이 들고 나는 마트를 다녀 와서 해가 질 때까지 책을 읽었다.
노을이 예뻤다.

저녁에 멸치와 디포리로 육수를 내고 무를 채 썰어 명태국을 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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