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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제주 함덕 10

by 장돌뱅이. 2022. 10. 28.

막걸리 빛 하늘. 우중충해 보이지만 그래도 바람이 없어 날씨는 온화했다.
오늘 아침 산책은 버스로 세 정거장 떨어진 북촌포구 일대를 돌아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코스를 잡았다. 역시 올레길 19코스의 한 부분이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걸었다.
걸은 순서대로 사진을 올려본다.

버스에서 내려 북촌포구롤 가는 길
북촌포구 방파제에서 본 다려도
북촌마을과 북촌포구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히는 등명대(燈明臺)는 마을 사람들이 1915년에 세웠다. 처음에는 솔칵(관솔)으로 불을 켜다가 나중에는 석유등으로 바꾸었다. 원시적인 등대겠다.

가릿당(구짓머루당)은 북촌마을의 신을 모신 신당(神堂)이다.
이곳의 신들은 북촌마을 사람들의 삶과 죽음, 호적과 피부병, 육아 해녀 어선 등을 관장한다.

구짓머루당
북촌마을에서 본 서우봉. 봉우리 너머 반대쪽이 너머가 함덕이다.
북촌포구 환해장성

이틀 전 다녀온 너븐숭이 4·3기념관이 오늘 산책의 종착 지점이었다.
순이삼촌 문학비가 있는 옴팡밭에 다시 가보았다. 아침부터 또 다시 마음이 절절해져 왔다.

숙소로 돌아와 아침으로 수플레오믈렛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머랭(meringue)이 잘 만들어지지지 않아 부드러운 맛이 사라진 달걀부침처럼 되고 말았다.

점심은 아내와 빵집 다니쉬에서 했다. 함덕에서는 오드랑과 자웅을 겨루는 유명 빵집이다. 감자빵과 잠봉뵈르라는 낯선 이름의 빵과 커피와 차를 주문했다. 구름이 걷히며 맑은 하늘이 드러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빵을 먹는 시간이 한가로웠다.

미니 사이즈의 브리오쉬 식빵은 포장을 해서 숙소에 와서 간식으로 먹었다.
곱게 짖어지는 질감과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어릴 적 '쇼빵'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쇼빵'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지금의 식빵을 어릴 적엔 그렇게 불렀다. 아내도 그랬다고 했다.

빵집에서 나와 해변을 따라 걸었다. 햇빛을 품은 물빛이 고왔다.

나는 부식을 사러 매일 방문하는 곳이지만 아내는 처음이었던 하나로마트.
숙소-빵집-해변길-하나로마트- 다시 숙소까지 매일 조금씩 늘어나는 아내의 걷는 거리는 기쁨이다.

어제 남은 갈치무조림에 참나물 된장무침으로 저녁을 먹었다. 참나물이 너무 많이 데쳐졌다.
아내가 참나물은 날 것으로도 먹으니 살짝만 데치라고 알려주었다. 아삭한 식감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맛이 나쁘진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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