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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한국

제주 함덕 12

by 장돌뱅이. 2022. 10. 30.

아침에 산책을 나가지 않았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일어났는데 자리에서 미적거리다가 하루 거르기로 했다. "어제 기념일 준비로 피곤했나?" 아내가 웃었다. 아침 식사는 어제 남은 샐러드에 달걀 프라이를 더해서 먹었다.

점심 무렵 함덕해수욕장에서 아내와 201번 버스를 탔다.
조천리 정거장에 내려 해변의  올레길 18코스에 합류를 했다. 


바닷가 마을 곳곳에 용천수가 있었다. 용천수는 지하수가 암석이나 지층의 틈새를 통해 지표로 솟아나는 물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식수는 물론 빨래물과 목욕물을 얻을 수 있는 용천수를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하였다. 조천지역에는 30개가 넘는 용천수가 남아 있다고 한다. 용천수 탐방길 안내도에는 23곳의 용천수가 표기되어 있다. 궷물(궤물), 절간물, 수거물, 수룩물, 앞빌레, 알물, 엉물, 자리물, 세물, 두말치, 개낭개남탕(신남머들 남탕), 다릿물(다리물), 족박물, 등등 이름도 재미있다.

아래 사진은 구 중 수룩물(여탕)의 모습이다. 안내판 설명에 따르면 "여성들이 이 물로 덕을 닦았다고 하여 '수덕물'이라고도 불린다. 조천의 여인들은 수룩물을 생명과 풍요의 물이라 여겨 이곳에다 제물을 차려놓고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곳이라고 한다.

조천초등학교에서 신촌포구를 거쳐 신촌초등학교까지는 대부분 바닷가를 따라 걷는 길이었다. 시리도록 파란 바다에서 바람이 불어오고 파도가 밀려왔다. 아내는 모자가 날아갈까 움켜잡기도 했다.

신촌포구를 지나 신촌초등학교 뭇 미처 있는 "신촌구옥"은 조용하고 깔끔한 카페였다.
아내는 오늘 총 8천 걸음을 걸었다. 보조기를 차고 걸은 것이지만 8월 사고 이후 가장 많이 걸은 것이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기특한 아내와 아내의 허리에 잠시 휴식 주었다.

신촌에서 지나칠 수 없는 곳 덕인당보리빵에 들렸다. 
보리빵, 팥보리빵, 쑥빵을 3개씩 사서 숙소로 돌아와 늦은 점심으로 먹었다.
자극적이지 않은 은근한 맛에서 신뢰감이 같은 것이 함께 우러나오는 듯했다.

저녁엔 어제 아내 친구가 가져온 갈치를 구웠다. 새벽에 포구에 나가 어선에서 직접 샀다고 했다.
싱싱한 해산물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과 포슬포슬한 식감이 좋았다.
아내가 좋아하는 김치콩나물국도 오늘은 유난히 맛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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