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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단상

올망졸망 우련우련

by 장돌뱅이. 2023. 4. 30.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낙화」-

꽃이 진다.
밤새 불던 바람 탓이 아니다.
꽃이 핀다.
어제 내린 비 덕만도 아니다.
세월따라 그냥 피고 지는 것이다.
꽃 좀 지기로서니 무에 대수랴.
꽃 지는 그림자와 꽃 피는 소리에 눈과 귀를 모으며 우련 우련 살 일이다.
'우련'은 '형태가 약간 나타나 보일 정도로 희미'하거나 '빛깔이 엷고 희미하다'는 뜻이란다.

올망졸망 재잘재잘 토끼풀꽃 같은 손자친구들을 보러 가는 아침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직도 손자가 없는 친구들을 짓궂게 놀리곤 한다.
"이런 맛을 모르니 니들은 아직 애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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