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돌아와 서둘러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작은 친구는 발을 동동 구르며 격렬하게 좋아했고, 그 모습을 본 큰 친구는 자못 어른스럽게 말을 했다. "아주 난리가 났네. 난리가 났어."
잠에서 깨자마자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어린 강아지 같은 얼굴로 내게 안기는 작은 친구와, 도미노(Domino)나 우노(Uno) 등 작은 친구가 함께 할 수 없는 놀이를 기대하는 큰 친구 사이를 오고 가며 일박이일을 지치도록 놀았다.
사실 여행의 거의 모든 순간과 모든 대상에 아내와 나는 친구들을 대입시키고 평가했다. "이 옷이 친구들에게 어울릴까?" "이 음식은 친구들도 좋아하겠다." "친구가 망고를 무척 잘 먹었는데······두리안도 먹을 수 있을까?" "여기 수영장은 친구들이 놀기에 좀 깊다. 친구들과는 유아풀에 물미끄럼틀이 있는 곳으로 가야지."
그 사람 얼굴을 떠올리네 초저녁 분꽃 향내가 문을 열고 밀려오네 그 사람 이름을 불러보네 문밖은 이내 적막강산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이렇게 가슴이 뜨겁고 아플 수가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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