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비가 시작되었다. 손자친구들과 보낸 2박 3일을 마무리하는 날.
아침에 큰손자의 등교길에 함께 했다.
하교를 하면 할아버지가 집에 없을 거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면서도 한번 더 확인을 한다. 못내 아쉬움이 역력해 보인다. 매번 반복되는 이 순간. 사실 나도 시큰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둘이서 함께 동요를 부르며 걸어갔다.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빨간 우산 파란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골목길에 우산 세 개가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작은 손자는 비를 핑계로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고 집에서 나와 놀기로 했다. 아내는 '횡재'라고 했다. 작은 손자와 나, 둘 다에게 그런 것 같다는 의미다. 큰손자에게는 특급비밀로 부쳐졌다.
차놀이, 낚시놀이, 구슬놀이, 음식놀이, 숨바꼭질 · · · · · ·
어린이집에서는 점심 식사 후 매일 한 시간 가량 낮잠을 잔다.
습관이 되었을텐데도 집에서는 끝까지 안 자려고 잠과 싸우며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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