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afe Wayan
발리의 식당은 안팎의 모습이 다른 경우가 많다. 카페 와얀이 그렇다.
길에서 보는 식당 입구는 평범하지만 내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입식과 좌식 식탁이 놓인 정자와 초록의 정원이 정갈하게 배치되어 있다.
오래된 식당이라 이곳 역시 어린 딸아이와 함께 한 기억이 있다.
음식 맛도 좋은 곳이다. 낮보다 밤엔 더 낭만적으로 변한다고 하지만 이번엔 점심 식사만 했다.
식사를 하고 식당 내부를 한 바퀴 돌아서 나왔다.
식당이라는 사전 정보가 없으면 깔끔한 공원이나 사원처럼 보인다
2. 너티누리스와룽(Naughty Nuri's Warung)
네카미술관네카미술관 바로 맞은편에 있는 유명 BBQ집이다. 가게 앞에서 양념에 담근 스페어립과 닭다리를 굽는 냄새가 길을 건너 온다. 사실 네카미술관에 간 김에 이곳을 가게 된 것인지 이곳에 가려고 네카미술관을 간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오래전 딸이이가 고등학교 때인가 이곳에 처음 와보았다. 여행 마지막 날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딸아이가 불만을 터뜨렸다.
"내가 맨날 오자고 할까 봐 일부러 마지막 날 온 거지?"
미국인 브라이언과 족자카르타 출신인 누리 씨가 발리에서 만나 세계여행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식당을 연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우붓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스미냑이나 3곳에 분점이 더 있다.
발리에 부인 이름 앞에 'Naughty'를 붙인 것이 재미있다.
('조강지남'의 입장에선 세상의 모든 조강지처는 '너티'한 법이라고 하면 돌 날라 올라나?)
3. Three Monkrys
숙소 코마네카에서 몽키포레스트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왼편에 있다.
입구에서는 좁게 보이지만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면 논을 향해 툭 터진 공간이 나온다. 논 한가운데 있는 정자에도 식탁이 준비되어 있다. 여행의 마지막 식사로 늦은 점심을 이곳에서 먹었다.
오리고기 요리인 베벡 베투투와 사떼의 맛은 무난했지만 평범했다.
4. IBU OKA
발리식 통돼지구이인 바비 굴링(Babi Guling)으로 유명한 식당이다.
아내의 취향은 아니어서 포장을 해다가 나 혼자만 먹어야 했다.
바삭하게 튀긴 껍질(Kulit)도 함께 먹고 싶었지만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오래간만에 마주한 바비굴링이라 매콤한 삼발 소스와 함께 '반갑게' 먹었다.
아내가 망고와 다른 음식을 먹을 때 바비굴링을 한 점 권하자 도리질을 했다.
돼지국밥과 따꼬에 이어 바비굴링의 맛도 아내가 모르고 지낸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5. 길거리 망고
식당에서 디저트로 망고를 먹고 별도로도 사서 먹었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 장갑 대신 비닐을 끼고도 능숙하게 망고를 잘라서 담아 주었다.
음식은 여행지의 맛이고 냄새다. 음식을 먹을 때 여행지는 감각에 깊숙이 각인된다.
카페 와얀과 노티누리스와룽의 사진을 보내주자 딸아이는 맛도 냄새도 분위기도 여전하냐는 안부를 물어왔다. 음식은 추억을 만들고 부르는 강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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