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가 뽀실뽀실 온다
뽀시락뽀시락 비가 온다
끄끕하니 개작지근하다
온 들에가 다 떨어진다
온 곡식이 다 맞는다
곡식이 펄펄 살아난다
시원허니 좋다.
- 박점례(전남 곡성) -
시골 할머니가 한글을 깨쳐 쓴 시라고 한다.
'뽀실뽀실', '뽀시락뽀시락', '끄끕하다', '개작지근', 글 속 단어들이 예쁘다.
책으로 배운 말이 아닌 생활 속에서 저절로 익혔을 예쁜 사투리다.
어린 날 대청마루에 앉아 비오는 걸 내다보며 찐 옥수수를 함께 먹을 때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 같다.
가을이 왔는데도 여전히 덥고, 이번 주말에는 꽤 많은 비도 온다고 예보는 전한다.
곡식에 좋지 않을 날씨다.
끄끕하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모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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