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도다리쑥국, 여름 민어, 가을 꽃게, 겨울 꼬막은 아내와 내가 좋아하는 제철 해산물이다.
가을 숫꽃게로 찜과 탕을 만들었다.
물의 증기만으로 쪄낸 꽃게의 살에는 바다 본연의 향과 달짝지근한 맛이 들어있었다.
멸치 육수에 고추장과 된장을 풀고 애호박과 팽이버섯 그리고 쑥갓을 넣어 끓인 꽃게탕은 구수했다.
우리나라의 음식은 탕(湯)이 많다.
『임원경제지』와 『산림경제』등 옛 문헌에 나오는 국과 탕류가 58종에 이른다고 한다.
꽃게에 대한 이전 글을 찾아보았다.
언제까지 제철인 해산물을 마음 편히 즐길 수 있을까? 아직은 괜찮은 걸까?
우리나라 근해가 고향인 해산물을 대할 때마다 시한부 먹거리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탈리아 동북부 베네토 주는 푸른 꽃게 퇴치를 위해 무려 우리 돈 약 42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 예산은 꽃게를 포획하고 폐기하는 사람들에게 포상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서양 연안에서 지중해로 유입된 푸른 꽃게가 이탈리아인들이 좋아하는 조개나 굴 양식장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란다. (세상에! 꽃게를 안 먹는 나라도 있다니! 게살파스타를 왜 안 만드는 건지······)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꽃게는 약 1만 3천 톤. 대부분이 중국산(1만 2천여 톤)이었다.
관련 업계는 이탈리아의 꽃게의 수입 가능성을 여러 각도로 체크하고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꽃게와 맛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는 이탈리아 산 수입 비중이 앞으로 커질까?
무엇보다 그 꽃게들은 일본 핵 오염수의 영향에서 조금은 더 자유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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