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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사진/미국

샌디에고 걷기 13 - DALEY RANCH

by 장돌뱅이. 2012. 5. 30.

 

샌디에고집에서 북동쪽으로 4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에스콘디도 ESCONDIDO 시 근처의 옛(?) 목장터, DALEY RANCH.

이곳의 하늘이야 늘 푸르지만 낮아진 대기의 온도와
숲의 모습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낀다.
한국의 가을처럼 확연한 것은 아니라 해도.
 

 

길가에 작은 꽃들이 피어나거나 벌써 시들어 있다.
자연은 늘 거대하고 섬세하다. 과감하면서도 신중하고 격렬하면서도 차분하다.
하늘과 땅의 모습을 바꾸는 웅장한 계절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작은 풀잎 하나, 꽃 한 송이 제 때에 피고 지게 보살피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있어야 할 것을 반드시 그 자리에 있게 한다.
해서 자연 속엔 우연도 없고 불필요한 것도 없으며 미물 또한 없다. 
 

 

 

 

산허리를 따라 또아리를 틀며 길을 내려오자  
평지가 나타나고 길 한쪽에 목장의 엣 창고였음직한 쇠락한 건물이 보였다.
우리는 나무 그늘로 들어가 잠시 땀을 식혔다.
오고가는 사람들의 활기찬 인사가 상쾌했다.
 

 

 

발을 옮길 때마다 먼지가 풀썩이는 흙길이 좋다..
서울에서는 학교운동장이나 산에 오르지 못하면 걸을 수 없던 흙길 아닌가.
흙향기가 피어나는 듯 했다. 살풋한 바람결엔 메마른 풀냄새가 실려왔다. 
 

 

 

 

 

 

 

에스자로 휘어진 아래 사진의  길에서 우리는 문득 영화 서편제의  
소릿꾼 유봉과 송화그리고 동호가 북장단에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던 장면을 떠올렸다.
그리고 목청을 높여 아리랑을 불러 보았다.
아내는 노랫가락에 맞춰 잠시 송화의 춤사위를 선보이는 깜짝쇼를 연출하기도 했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에
   아리랑으으으음 아라리가 났네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가슴 속엔 수심도 많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에
   아리랑으으으음 아라리가 났네
   문경새제는 몇 구비인가 구비야구비구비가 눈물이로구나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에에에
   ......

2시간 반 정도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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